화력·원자력 등 의존한 전기생산 한계전기요금 누진제 논란도 에너지 문제지구온난화 문제해결 위한 기후협약도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선택 아닌 필수
전기요금 누진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춰 경제 육성에 힘쓰는 한편 가정용 전기에 대해서는 ‘징벌적’ 누진요금제를 적용해 전기 수요를 억제해 왔다. 자원빈국임에도 화력·수력·원자력 등 발전기에만 의존해 전기를 생산해 왔기 때문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하면 화석연료를 대신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신재생 에너지는 태양·바람·파도 등을 이용해 생산하는 에너지다. 누진제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확산되자 정부는 한시적 전기요금 완화 정책을 내놨지만 기존의 발전기에만 의존하는 전기생산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면 전기료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발전기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지구온난화, 오존층파괴 등 환경적인 문제에서도 치명적인 결함을 갖는다. 에너지 사용이 많아질수록 도시화에 따른 열섬 효과는 더욱 증대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세계 각국이 대체에너지 개발에 앞 다퉈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 195개 국가가 파리기후협약을 맺고 기후변화 대응에 참여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은 국제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행 점검’ 시스템을 만들어뒀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법적 강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유럽연합과의 무역에서 불이익도 우려된다.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려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미국과 중국도 입장을 바꾸고 대체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블룸버그 뉴스 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세계 주요 20개국(G20)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2010년 4.6%에서 2015년에는 8%로 증가했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는 전체 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3%에서 2015년에는 10%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독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원전 폐쇄 결정을 내리고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정부가 발간하는 신재생에너지백서에 따르면 2013년 국내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 비율은 3.5%였지만 이중 3분의 2 이상은 폐기물을 사용해 생산한 에너지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만 놓고 보면 1% 수준에 불과하다.
고유가 시대에만 대체에너지 육성 정책을 내놨다가 유가가 내리면 다시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는 상황이 반복되는 탓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대신 원자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독일이 원전 폐쇄 방침을 밝힌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난 6월 신고리 5·6호기 건설안을 통과시켰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재생 에너지는 글로벌 경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일반 기업이 장기적인 투자에 나서기가 어렵다. 한때 해상풍력이 해양플랜트를 대신할 분야로 떠오르면서 국내 조선 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졌지만 지속되는 적자로 잇달아 사업에서 모두 철수한 바 있다.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 초기투자비가 낮은 태양광사업은 한때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들었지만 수익성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의 업체가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그러나 한화큐셀은 수년간의 적자 속에서도 태양광 사업에 대한 확신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최근 4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큐셀의 사례를 봤을 때 국내 조선 업체들의 풍력사업 철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의 의지가 그만큼 중요하다.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총 42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33조원을 투자해 석탄화력(500㎿) 26기(13GW)에 해당하는 1300만kW 규모의 신재생 발전소를 확충키로 했다. 문제는 연속성이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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