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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어닝 쇼크’공포에 불안한 재계

[한국경제 10대 과제 ⑧삼성쇼크]‘도미노 어닝 쇼크’공포에 불안한 재계

등록 2016.10.04 09:26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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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트7 쇼크’ 탓 실적 정체 불가피他 기업도 경영 여건 나아질 기미 없어자발적 환경 변화·투자로 활로 찾아야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삼성전자의 실적이 배터리 소손 현상으로 큰 논란을 빚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이슈 때문에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른바 ‘갤노트7 쇼크’가 전 산업계로 퍼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민국 1등 기업의 실적 악화로 말미암아 업계 전반의 분위기를 어두워지고 전반적인 발전 동력이 저하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걱정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7일 3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자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지난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을 약 7조6735억원이라고 예측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와이즈리포트는 7조7298억원을 전망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조3934억원이었다.

정보제공 업체나 증권사들은 지난 9월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노트7의 흥행 기대감이 8월 초 공개 직후부터 상당했고 실제 예약 판매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갤럭시노트7 배터리 소손 현상으로 인한 유·무형적 피해는 꽤나 컸다. 대규모 리콜로 인해 막대한 비용 손실이 발생했고 시장 점유율이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이것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사실상 실적 곡선의 성장이 멈춘 형태가 됐다.

다만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일시적인 이슈인데다 삼성전자가 빠르게 사태를 해결하고 있는 만큼 실적 답보 현상을 단기적으로 그칠 영향이 크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기민한 대응 덕분에 4분기에는 훨씬 좋은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갤노트7 쇼크’는 대한민국 산업계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대부분의 기업이 안팎의 경영 여건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연이어 내고 있던 상황에서 삼성전자마저도 성장의 곡선이 꺾여버릴 경우 기업 전반에 실적 부진 확산의 먹구름이 드리워질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상황과 분위기가 비슷했던 과거 사례가 있다.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악의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2014년 2분기와 3분기 당시 재계 안팎에서는 실적 부진 국면 타개를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 구조의 재편 가능성이 강하게 점쳐졌다.

이 시기 삼성전자는 2분기에 7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다음 분기에는 2분기보다 훨씬 더 떨어진 4조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사상 최악의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졌던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의 일이었다. 당시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그해 봄에 내놨던 스마트폰 갤럭시S5의 예상 밖 판매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슷한 시기 삼성만 힘들었던 것이 아니다. 현대차를 비롯한 재계 상위권의 다른 기업들도 회사 내부 사정과 업황 부진, 환율 파동 등의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로 이 당시 국내 증권사들이 주요 100대 기업의 실적 발표 전 경영 실적 기대치와 실제 실적 발표치를 분석한 결과 기대치를 밑도는 경영 성적표를 받은 곳이 전체의 66%에 이를 정도로 재계 안팎의 분위기가 매우 음산했다.

이 당시 재계 안팎에서는 “뼈를 깎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삼성 계열사 사장단은 당시 진행됐던 회의 전 강연을 통해 ‘자기 개혁’을 연구했고 다른 기업들도 “지금 바뀌지 않으면 부진은 고착화 된다”는 의식을 강조했다.

현재 상황도 2년 전 만큼이나 만만찮다. 삼성전자의 실적 정체는 곧 후방산업의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 더구나 삼성그룹 전체의 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 전체의 성장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속속 나오고 있다.

다른 기업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대내적으로는 장기적인 내수 침체 현상을 이겨내야 하는 환경적 한계와 직면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확정 이후 중국 시장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여차 하면 2년 전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2년 만에 다시 찾아온 어닝 쇼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금의 쇼크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서 활발한 투자를 통해 위기 이후의 대안을 미리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매년 4분기에 각 기업들이 중점적으로 하는 일이 다가올 새해의 경영 계획을 짜는 일인 만큼 새해 경영 계획에는 선제적 투자 활동에 대한 기조가 강화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14년의 위기 이후 다양한 형태로 기업 간 자발적 빅딜이 이뤄지는 등 재계 내부에서 환경 변화가 스스로 시도됐던 전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보수적인 기조의 경영 활동보다는 모험적인 시도를 통해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늘의 위기를 타개하고 안정적 미래 기반을 창출하려면 미래에 통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역발상 투자 전략을 통해 R&D 활동 투자를 늘리는 한편 과감한 M&A 활동을 통해 체질을 바꿔보는 것도 위기 탈출 전략”이라고 제언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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