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후폭풍 가시화···수출·내수 위축에 증시까지 반응개각 넘어선 ‘최순실 사태’ 과감한 결단 필요성 점증
각종 의혹과 비정상적인 과정을 거친 결정들을 털고 가야함은 맞지만, 문제는 ‘최순실 후폭풍’에 대한 일언의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정치권 판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물론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각종 경제부문의 타격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한 지 한 달이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가 위기라고 부르짖던 경제수장이 최종 결정권자와 현안을 논의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의미다. 전반적인 경제 진단과 향후 정책방향 등을 예단할 수 있는 유 부총리의 최근 모두발언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제수장마저 ‘허수아비’가 된 가운데, 우리경제 침체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소비·투자 모두가 하락세다. 소비는 5년 7개월 만에 최저치고, 생산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설비투자 역시 감소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마저 낮은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가 불안한 가운데 수출도 올해 8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1월부터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순실 사태’ 여파로 코스피는 이미 이틀 연속 장중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생활은 팍팍해지고 있다. 물가는 두 달 연속 1%대에 안착했지만, ‘장바구니 물가’만 급등하면서 서민들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하락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13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함께 소득증가율은 2010년 이후 추세적인 하락을 이어가고 있어 소비를 억누르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민주주의가 상실됐다고까지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경제 부문 정책이든 수습이 잘 될 리 만무하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일갈했다.
청와대 인사부터 정부부처 개각을 단행했지만 현재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동력이 담긴 카드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지금까지 수장을 바꾼 것만으로 경제부문에 닥친 난관을 풀어내고 정책동력을 살려낼 수 있다는 데 한계를 보였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상황이나 행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볼 때 이번의 일방적인 인사 단행도 무위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각이 정치·경제 부문의 실질적인 사태수습에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조심스레 거국내각 등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부문 수장이 공백인 상태인 것 같다”며 “더 이상 사태를 지연시키지 말고,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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