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 3.2% 감소···반등기회 못 잡아정부대책 성과부재 속 수출지표 ‘울상’
그러나 ‘빅2’ 돌발악재 변수를 제거하더라도 10월 수출은 플러스 전환이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정부의 근본적인 수출대책이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악재로 상처가 깊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이 사실상 수렁에 빠져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올해 10월 수출은 41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2%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8월(2.6%) 반짝 반등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파업과 신형 스마트폰 모델 단종이라는 변수를 만난데다 조업일수(0.5일) 감소가 겹치면서 주저앉았다. 이들 요인으로 총 21억1000만 달러의 차질이 발생해 수출을 4.9%포인트 끌어내렸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440억 달러까지 올라 1.7% 증가할 수 있었지만, 특이요인이 발생해 달성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빅2’ 악재를 빼더라도 수출은 증가세로 전환되기는 힘든 상태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자동차 파업으로 인한 10월 수출감소는 5억 달러, 휴대폰 완제품은 6억7000만 달러다. 이들 두 요인(11억7000만 달러)이 없었다고 가정해도 10월 수출(419억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433억5000만 달러) 수출액을 밑돈다.
휴대폰 완제품 수출 감소도 갤노트7 단종 요인에만 기인한 게 아니기 때문에 격차는 더 벌어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구글의 넥서스폰 위탁이 엘지에서 대만으로 바뀐 것과 갤노트7 단종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달에는 13대 주력수출품목 중 선박이 전년대비 49.4%나 급증해 수출급락을 막아주는 호재로 작용했지만, 공정이나 선주의 인도시기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언제 악재로 돌변할지 모른다.
이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수출 상황은 낙관하기 힘들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수출은 전년보다 7.7% 감소했는데, 올해는 1~10월까지 8% 감소했다. 기저효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더 부진하다는 얘기다.
각 지표를 봐도 수출물량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수출기업 채산성에 영향을 주는 원화표시 수출도 올해 5~6월을 제외하고 줄곧 마이너스다. 일평균 수출액은 2014년까지 매달 20억 달러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1월 이후 22개월 동안 20억 달러를 넘어선 적은 3차례에 불과하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신산업 창출과 주력산업 고도화를 골자로 한 ‘수출회복을 위한 총력지원’ 방안을 올해 1월 업무보고 때 내놨었다. 당시 새로운 수장이 된 주형환 장관은 “수출품목·지역·방식·주체 등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수출 패러다임의 전환이 기대됐지만, 10개월이 지나도록 눈에 띠는 성과를 손에 잡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경제 회복세가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회복을 위해서는 지역별 진출전략과 함께 새로운 수출 패러다임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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