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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조기대선, 승자는 과연 누구

[2017 한국경제 7대 변수①-혼돈의 정치]혼란의 조기대선, 승자는 과연 누구

등록 2016.12.06 09:34

수정 2016.12.06 10:28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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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명 후보군 난립···아직은 오리무중또다시 愚범하지않을 국민의 선택 절실어느 후보가 가장 정직하고 정책적인가 판단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인한 박근혜 정권의 조기 퇴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특검 수사에 직면한 박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일임했고, 여당 주류를 제외한 야권과 비박계가 탄핵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제 시간의 문제일 뿐 차기 대선은 내년 12월 전에 열리게 됐다. 여야 모두 대선 체제를 갖추기는커녕 후보들의 면면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혼란스런 상태에서 대선을 치르게 돼 내년 우리 경제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혼란의 조기대선, 승자는 과연 누구 기사의 사진

◇무너지는 朴정권···대선레이스 불 붙었다=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10월 셋째 주 25%에서 추락을 거듭한 끝에 11월 첫째 주부터 연속 3주 동안 5%를 기록한 뒤 마지막 주에는 4%까지 떨어졌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이에 비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1,2위 자리를 내주고 10%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전국 주요 도심에서는 매주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10월29일 3만명으로 시작된 1차 집회는 2차 20만명, 3차 100만명으로 참가자가 급속히 불어났고 11월26일 5차 집회와 12월4일 6차 집회에서는 각각 전국에서 200만명이 넘는 인원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정치적 ‘호재’를 맞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여권을 향해 일제히 공세를 퍼부으며 정권 퇴진운동에 돌입했다. 새누리당 내 비주류인 비박계도 이에 동참하며 친박계 지도부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국민적 여론에 힘입어 박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 중이다. 탄핵소추안이 지난 2일 발의돼 오는 9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박 대
통령의 4월 퇴진과 6월 조기대선 로드맵에 힘을 실으면서 국민의당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무산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으나 지난 주말 촛불 민심이 무섭게 불타오르면서 부담을 느낀 이들이 모두 탄핵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통령 권한과 직무가 정지되고 헌법재판소는 심리에 돌입한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 결정을 놓고 최장 180일까지 숙의를 갖게 되는데 이 결과와 기간에 따라 차기대선의 시점도 결정된다.

◇빠르게 움직이는 대권시계···현재분위기는=현재 시점에서의 대권 구도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촛불정국’에서 빠르게 부상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8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95%±2.5%p/11.2%) 결과 문 전 대표가 20.7%, 반 총장이 18.2%로 1·2위를 기록했고 이 시장이 15.1%를 얻어 3위권에 진입했다.

‘기존 3강’이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2주 연속 이 시장에 밀리면서 10.5%의 지지율을 기록, 4위로 밀려났다. 이 밖의 주자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실패하면서 약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 4.7%, 안희정 충남지사가 4.4%, 박원순 서울시장이 3.7%로 뒤를 이었다.

여권 주자들은 더 처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3.2%,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3%, 남경필 경기지사가 1.6%로 8~10위에 포진했다. 문 전 대표와 반 총장은 각각 여야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으며 대선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야권에서 폭넓은 지지층을 보유한 문 전 대표는 지난 4·13총선 승리 이후 탄력을 받아 줄곧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 탄핵정국에서 다소 답답한 행보를 보이면서 야권 내 강성 유권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지만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정치권 바깥에 머무르고 있는 반 총장은 내년 초 귀국과 함께 대권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한 지지세는 탄탄하지만 국내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만큼 독자노선 보다는 다양한 집단과의 연대를 통해 대권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의 경우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등 직설적이고 전투적인 화법을 바탕으로 성난 민심속으로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다만 급속히 조성된 이 시장의 인기가 대선 본선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안 전 대표의 경우 반 총장과 마찬가지로 ‘마이웨이’로는 대권을 잡기 어려운 만큼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야권 주자인 안 지사와 박 시장은 제3지대로 몸을 움직일 가능성은 적은 반면 손 전 고문을 비롯해 오전 시장, 유 의원, 남 지사 등은 일단 다같이 모여 세를 불린 후 내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레이스의 혼란 속에 유권자들의 의식 수준이 제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개별 인물들의 면면과 정책을 최대한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고 분주한 분위기 속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이 같은 과정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보
인다.

◇혼돈의 정국, 정책 선명성에서 갈린다=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정국의 블랙홀로 부상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정계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새 판을 짜야하는 여당과 이미 갈라져 있는 야권의 이합집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갈수록 경제 위기가 가속화하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덩치만 불리는 쪽이 아닌 민생 이슈를 확실하게 쥐는 정치집단이 대권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혼란의 시기를 극복하고 향후 ‘경제 청사진’을 확실하게 제시할 수 있는 쪽이 정국 주도권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이는 우려의 시점을 이미 지나쳐 실제적인 위험 상태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의 조율이 필요하고 경기 부양의 여부와 정도에 대해서도 뚜렷한 비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함에도 경제 이슈를 선도하는 집단이나 인물은 사실상 전무하다. 과거에는 대권 잠룡들이 저마다 다양한 성장론을 내놓으며 경쟁하는 모습도 보였으나 최근엔 오히려 개헌 같은 정치적 이슈에 더욱 목을 매는 모양새다.

물론 잠룡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제각기 ‘싱크탱크’를 구성하고 정책 및 경제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는 데 분주하다. 그러나 ‘박근혜 게이트’의 광풍 속에 이들이 활약할 공간이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한 원로 인사는 “과거 사례를 보면 어떤 이슈가 터지더라도 마지막은 항상 경제로 귀결돼 왔다”며 “결국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경쟁으로 옮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시점 주판알은?=정치권 안팎에서는 대선 시점이 가까울수록 야권에, 멀어질수록 여권에 유리해질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현 여권에 대한 심판론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서다.

내년 4월을 전후해 대선이 치러질 경우 야권은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힘이 실리는 반면 여권은 딱히 내세울 주자도 없거니와 연대 등을 통해 세를 규합할 시간적 여유가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만약 6월 이후 대선이 열리게 되면 야권 내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동시에 여권에서도 전열을 정비하고 대선에 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정치권 밖 최대 잠룡으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돌아와 대선에 도전할 준비 기간이 확보된다. 다시 말해 여권에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어떤 경우가 되든 내년 상반기 안에 선거를 치를 경우 일단 엄청난 혼란 자체가 불가피하다. 각 당은 ‘원샷’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방법외에는 별다른 방법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불복 등 후유증도 예상되는 가운데 제 3의 후보 난립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대선 기간이 짧을 경우 각각의 후보를 검증할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묻지마 공약’ 등 졸속 공약이 난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결국 경제·민생 관련 정책이나 공약이 부실한 상태에서 향후 5년을 이끌어갈 정부가 출범하게 되는 셈이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예정대로 내년 12월에 선거가 열릴 수도 있다.

탄핵안이 부결되거나 혹은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이 결정되면 박 대통령이 임기를 예정대로 소화할 경우의 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존 주자들 중 존재감이 미미한 의외의 인물이 바람을 타고 등장할 수 있다. 정계개편의 폭과 넓이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만큼 변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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