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트럼프 당선으로 이어진 반세계화 물결대외의존도 높은 한국···수출·성장에 부정적 영향G2 갈등에 보호무역 맞물리면 한국경제 타격 불가피
◇ ‘반세계화’ 어디까지 확산될지가 관건
지금껏 드러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색채는 ‘자국 이익중심주의’를 바탕에 두고 있다. 그의 경제정책은 경기부양을 통한 일자리와 보호무역주의가 핵심이다. 당선인 신분으로 가진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그는 일자리를 17차례나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신정부는 경제회복을 위해 규제완화·재정확대·감세를 적극 추진하고, 이를 통해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기업을 불러들여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불법이민을 단속하거나 미국과의 무역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무역흑자) 자유무역협정(FTA) 무용론을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경제정책은 ‘보호무역주의’에서 짙은 색을 드러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폐기 등을 가감없이 드러내 으름장을 놓은 게 대표적이다.
문제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이어 트럼프 정부 출범은 세계 각국에 ‘자국 이익중심주의’가 확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세계 3위 수준의 FTA 규모를 갖고 있어 수출이 성장의 주요한 축으로 자리잡은 우리나라에 반세계화·고립주의 흐름은 그 범위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 G2 갈등 격화···보호무역주의와 맞물리면 한국경제 타격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비중은 2015년 기준으로 45.9%다. 마이너스 수출을 이어가기 전에는 50%를 넘겨 왔다.
한국 경제성장의 절반을 담당하는 수출에서 G2(미국·중국)의 비중은 38.5%(중국25.1%, 미국 13.4%)에 달한다. 무역흑자 역시 지난해 898억3000만 달러 중 G2가 67.7%(608억4000만 달러)를 차지한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장벽을 높이거나, 경제정책이 변할 때 우리나라가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G2가 세계화에 적극적이고, 양국의 사이가 좋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최근까지 이들은 껄끄러운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는 신정부 출범 전부터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제조업의 부흥을 위해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면서 양국간 기싸움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와 별개로 우리나라는 미·중 각국과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미국은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데다 보호무역주의 확대 기조로 우리나라에 중장기적 부담을 안겨줬다. 중국과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우회적인 보복 움직임을 점차 노골화하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반세계화는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통상마찰 등 주요국 간 갈등 심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는 국제교역을 더욱 위축시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매우 큰 충격을 줄 전망”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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