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폐지 시 설비투자 위축, 경쟁력 약화 우려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 실효성 ‘의문’
이동통신업계에서는 5G 등 대규모 설비 투자가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기본료가 폐지될 경우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 역시 가계 통신비 인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문재인 당선자의 통신 관련 주요 공약은 가계통신비 인하다. 기본료를 전면 폐지하겠다는 것. 기본료란 통화, 문자,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시 납부해야 하는 비용이다. 월 1만1000원 수준이며 기본 요금제에 가입할 시 통화, 문자 사용량 등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통신사들이 2G, 3G에서 기본료를 책정한 이유는 이동통신망 구축에 따른 설비투자, 운용비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망을 구축하고 운용하는데 드는 비용을 보전받기 위함이다.
LTE에서는 기본료가 없다. 통화, 문자, 데이터 등의 사용량에 따라 묶음 요금제가 도입됐다. 지난 2015년에는 이동통신 3사 모두 통화와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고 사용 데이터양에 따라 요금을 메기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보였다.
문재인 당선자 측은 2G, 3G의 망 설비 투자는 이미 종료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기본료를 폐지해 가계통신비를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의 경우 문 당선자의 공약에 더해 LTE 망 구축도 사실상 종료돼 LTE 통신원가 공개와 더불어 포함된 기본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본료 폐지 공약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기본료 폐지 시 수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는데 이로 인해 투자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현재 이동통신 3사는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준비에 매진 중이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SK텔레콤은 세계 최초로 2019년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 막대한 금액의 설비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투자여력이 위축되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료가 폐지될 경우 영업이익이 감소, 투자위축으로 이어지고 시장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규 통신기술인 5G 선도 등을 위해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시장 경쟁화를 통한 요금인하가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 역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원금 상한제는 지난 2014년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도입된 제도로 단말 구매 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원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10월 일몰될 예정이다.
문재인 당선자 측이나 시민단체들은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할 경우 이동통신 3사간 지원금을 통한 가입자 경쟁이 활발해져 단말 구매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역시 통신업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한 해당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비는 제한적인데 지원금 상한제가 조기 폐지된다 해서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에도 가입자 유치전을 펼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다 해도 가입자 유치전을 위해 지원금을 마구 올릴 경우 영업이익 감소는 자명한 일이다. 섣불리 지원금을 올리지 못한다”면서 “통신 3사 별 마케팅비는 제한적으로 운용되는데 지원금 상한제가 조기 폐지된다 해서 실제 가계통신비 인하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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