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총량관리에 은행권 이자익 감소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카드사 위기금산분리 유지에 케이뱅크 자본확충 난항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앞서 공약으로 ▲가계부채 총량관리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금융그룹에 대한 통합 감독 시스템 도입 ▲금산분리 유지 ▲금융수수료 적정성심사 제도 도입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을 제시했다.
먼저 가계부채 총량관리제가 도입되면, 최근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통해 이자이익으로 쏠쏠한 수익을 올려온 은행권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 은행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7조5249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7.6% 증가했다. 이는 가계대출이 11% 가까이 급증하고, 연체율이 떨어지면서 이자장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계부채 총량이 제한될 경우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에 제동이 걸릴 예정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출총량이 제한될 경우 이자이익이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이미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펼쳐온 만큼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사들은 금융수수료 적정성심사 제도 도입과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정부의 가격·수수료 개입에 높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가격개입 정책이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금융사의 부담만 증가하는 것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카드 사용 증가에도 순익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문 대통령의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약 10% 감소한 총 1조8000억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가 단행될 경우 순익 감소폭 확대가 불가피한 영향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 역시 문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 주목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은 여러 주주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영업확대를 위한 자본확충에 앞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금산분리를 골자로 하는 은행법 개정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공약을 통해 경제 민주화를 중심으로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소유에 강하게 반대하며, 현 금산분리 원칙을 고수하는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물론 새로 인터넷전문은행업에 뛰어드려는 업체들은 문 대통령의 금산분리 유지 정책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권은 문 대통령의 공약중 하나인 ‘금융그룹에 대한 통합 감독 시스템’ 도입에도 긴장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삼성과 한화 등 금융산업에 진출한 재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 계열사간 복잡한 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감독 시스템의 도입으로 계열사 출자금이 ‘자본 적정성 평가’ 등에서 제외될 경우 자본 적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나서야하는 부담을 가지게 된다.
이밖에 금융소비보호법 제정과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약탈적 대출 금지 등 문 대통령의 금융정책이 금융사의 영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어 금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사 한 관계자는 “정권교체에 따라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높다”며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에서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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