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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인하 논의장된 청문회···이통·제조사, 태도 완화

통신비인하 논의장된 청문회···이통·제조사, 태도 완화

등록 2017.07.04 20:41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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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위 통신비 대책·완전자급제·분리공시제 모두 다뤄져이통사 “회사 존립 위태···행정소송은 확정된 바 없어”삼성전자 “글로벌 경쟁력 타격, 정부 정책 따르겠다”이통3사·단말기 제조사 최고경영자 청문회 불참

사진=김승민 기자사진=김승민 기자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정부의 통신비 인하 대책과 완전자급제, 분리공시제 논의장이 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 경영진들은 해당 정책들이 시행되면 회사 수익과 글로벌 경쟁력에 막대한 타격이 온다는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통 3사들은 정부에 대한 행정 소송은 확정하지 않았으며 단말기 제조사들은 정부가 분리공시제 도입을 결정한다면 따르겠다는 기존보다는 완화된 태도를 보였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4일 서울시 여의도 소재 국회의사당에서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청문회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이 예정됐다. 미방위 위원들은 최근 논란이 된 통신비 인하 대책에 대한 유 후보자 의견을 확인하고 이통사, 단말기 제조사들의 입장 파악을 위해 각사 최고경영자들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각사 수장들이 모두 일정 문제로 일정 문제로 불참했으며 대신 각사 실무자들이 대리 출석했다. 박 사장은 해외 투자자 상담, 황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대책회의, 권 부회장은 미팅, 권 부회장은 일정, 조 부회장은 전날 갑작스런 해외 출국을 불참 이유로 들었다.

더민주 의원들과 유 후보는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위)가 발표한 통신비 인하 정책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통사들은 회사 매출에 타격이 크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KT 입장을 대변한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전무)는 “한국은 데이터 트래픽이 2배씩 늘어나며 투자비도 비례해서 늘어난다. 원가도 증가하게 돼있다”며 부담을 전했다.

이통 3사들이 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해 행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인찬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전무)는 “법률적 사항에 대해 법무법인에 논의는 요청했지만 (행정 소송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라며 “최근 국정자문기획위원회가 발표한 요금 할인율 상승과 보편 요금제는 회사 매출에 영향이 지대하며 해외투자자들도 회사를 예의 주시하고 있어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강 전무와 황형식 LG유플러스 PS본부장도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이라 판단하고 있지만 구체적 방안은 정하지 않았다”고 공통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 사장이 단말기 판매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이 전무는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다양한 대안들을 꺼내놓고 근본적으로 접근하자는 관점에서 나온 것 중 하나일 뿐”이라며 “완전자급제는 모든 시장참여자들이 관여된 문제이므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문회에서는 분리공시제 화두도 다뤄졌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온도차 있는 반응을 보였다. 권 부회장을 대신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진해 삼성전자 한국총괄 모바일영업팀장(전무)는 글로벌 경쟁력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지만 LG전자는 분리공시제 찬성 의견을 재차 나타냈다.

김 전무는 “국가별로 마케팅 비용이 다른데 한 국가의 마케팅 비용을 공개하면 경쟁력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우려된다. 삼성전자에서 생산한 단말기 중 약 94% 해외에서 판매된다”면서도 “정부 정책이 정해지면 그 길을 따르겠다”고 답했다.

조 부회장의 대리인으로 참석한 이상규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전무)는 “분리공시제에 찬성한다”며 “우리 역시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국내 유통구조가 복잡한 만큼 투명화가 필요하며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움직임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또 완전자급제 문제를 두고 “회사 내부에서 검토가 안 돼 답변하기 어렵다”면서도 “제도가 도입되면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므로 이해당사자들의 토론을 거쳐 실시여부를 판단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밖에 유 후보는 통신비 인하 대책으로 부담이 늘어난 이통사들이 소비자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유 후보자는 “정부의 방송통신발전기금에서 국민 복지에 쓰이는 비중이 현재 15% 정도인데 확대를 검토하겠다. 정부와 기업이 통신 복지비용을 분담해 풍선효과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금 상한제는 폐지하고 분리공시제도 추진하겠다”며 “완전자급제는 유통구조가 복잡한 만큼 좀 더 들여다보고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식으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5개사 최고경영자 청문회 불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이후 실제로 부득이한 사정 외에는 불참사유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신경민 더민주 의원은 불참한 증인들을 두고 “법위에 군림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보여줬다. 앞서 증인을 변경해달라는 요구도 정식이 아닌 다른 선을 통해 들어왔다”며 “국정감사가 멀지 않았는데 국감에서는 (증인들이) 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조건부로 대참을 인정하지만 다음은 없다”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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