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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스피드경영···NH 미래 보인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스피드경영···NH 미래 보인다

등록 2017.07.19 16:2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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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배스로 만년 적자서 흑자전환 성공경영 혁신꾀해 2020년 ‘금융 빅3’ 도약순이익 1조6500억원 ROE 7.64% 목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2020년엔 당기순이익을 1조6500억원까지 끌어올려 신한·KB금융과 함께 명실상부한 금융 ‘빅3’로 도약하겠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올 하반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4대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혁신에 불을 당긴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스피드 경영’으로 유명한 김 회장이 농협금융의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NH농협은행 제주수련원에서 열린 ‘농협금융 2020 경영혁신 토론회’에 참석해 전방위적 혁신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계열사별 과제를 도출하고 필요한 부분은 전사 핵심전략으로 묶어 금융지주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는 게 혁신방안의 핵심이다.

그 일환으로 농협금융지주는 다음달 지주·은행·증권·자산운용의 역량을 모은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가칭)’를 신설해 이용자의 자산 증식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한 농협은행은 1조원 이상 손익을 낼 수 있는 ‘국내 3대 은행’을 목표로 ▲고객관리 혁신 ▲업무프로세스 효율화 ▲사업역량 극대화 ▲경영관리 고도화 ▲임직원 의식 혁신 등 5대 과제를 수행키로 했다.

농협은행 내 분사 형태로 운영되는 농협카드는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한다. 수수료율 인하와 디지털화에 따른 경쟁 심화로 시장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이를 정면돌파해 2020년엔 총이용액 110조원으로 업계 점유율 3위를 차지한다는 복안이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IFRS17 등 규제 개선에 대비한 중장기 기업가치 극대화를 기본 방향으로 잡았다. 농협생명은 보장성 중심의 상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서울지역에서도 FA(Financial Advisor) 센터를 설립하는 등 사업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농업손보는 비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높이고 보장성 중심의 상품 전략을 고도화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WM(자산관리)영역에서의 경쟁력과 효율성 확보라는 비전하에 조직을 재정비한다. 팀 자산관리 제도를 도입해 서비스 깊이를 더하고 완성형 투자은행 모델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부서별 성과주의 중심 조직 운영체계도 마련한다.

이밖에 농협금융은 해외사업에도 속도를 높인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소액대출과 은행·손해보험 사업 합작법인을, 인도네시아에선 여신전문사 설립을 추진 중이며 캄보디아에서는 중소형 소매금융전문회사(MFI)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올해로 임기 3년차를 맞은 김 회장의 이 같은 주문은 통렬한 자기반성에서 출발했다. 농협금융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비슷한 자산 규모를 갖췄음에도 수익성·생산성 등 재무지표에서는 최하위 실적을 거두면서 제역할을 완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농협금융은 32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조선·해운업종에 대한 충당금 부담으로 주력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이 상반기 32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그 여파로 농협금융도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결국 김 회장을 중심으로 누적된 부실채권을 털어내는 이른바 ‘빅베스(Big bath)’를 실시함으로써 그 해 9월 흑자로 돌아올 수 있었다. 농협금융은 올 1분기에도 순이익 2216억원을 시현하는 등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경쟁 금융그룹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김 회장은 진단하고 있다.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보험과 증권은 물론 은행과 카드 부문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농협금융지주의 혁신을 예고한 김 회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주사 출범 후 처음으로 회장직 연임에 성공한 그는 농협금융 체질 개선을 남은 임기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4월 취임한 이래 소통과 현장, 신뢰와 스피드를 경영철학으로 제시하며 ‘적당주의’로 대표되던 농협 기업 문화에 새 바람을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등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농협금융의 리스크관리 체계 정비와 신사업 발굴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번 혁신방안은 지난 2달간 모든 계열사가 실행 가능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뒤 수립한 것”이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2020년엔 농업지원사업비 납부전 당기순이익 1조6500억원과 ROE(자기자본이익률) 7.64%를 달성해 협동조합 수익센터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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