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창업 심정으로”
지난 1일 미래에셋그룹의 창립 20주년을 맞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및 미래에셋 전 계열사 주요 임직원 350여명들은 계열 호텔에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 회장은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라며 “펀드도 낯설었던 1997년부터 투자가 상식이 된 2017년까지 미래에셋의 20년 역시 금융 혁신의 길을 가고자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미래에셋의 혁신들은 처음엔 낯설었고 다음엔 인정받고 결국엔 상식이 됐다”며 “항상 그래왔듯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주 회장은 “위험은 철저히 관리하겠다”면서도 “투자 없이 성장도 없어, 투자를 통해 국가 자산을 증대시키고,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박현주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을 통해 투자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그는 “미래에셋의 DNA는 투자이고, 투자 없는 성장은 존재할 수 없다”며 “투자는 자본에 모험정신과 야성을 불어넣는 일이며 자본에 모험정신과 야성이 없었다면 역사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현주 회장의 이러한 소신은 자기자본으로 업계 4위였던 미래에셋증권이 업계 2위이던 구 KDB대우증권을 인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당시 미래에셋은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예비 입찰에서 본 입찰가 대비 30% 낮은 1조8000억원을 써냈지만 본 입찰에선 2조4000억원을 베팅해 최종 승자가 됐다. 인수를 위해 미래에셋은 1조2000억원, 100%에 달하는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있었으나 박 회장은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합병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통상적으로 합병 후에 뒤따르는 구조조정을 우려한 대우증권 직원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박현주 회장이 직접 나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게 하겠다고 약속해 일단락됐다. 또 퇴직연금 역량 강화 방침으로 대규모 인력 이동을 단행해 실질적 구조조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HTS(홈트레이딩서비스) 및 M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 접속 장애로 고객들의 거센 항의도 받기도 했다. 접속장애 때문에 올해 1분기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은 증권사로 선정되는 불명예도 안았다.
이와 같은 성장통에도 박 회장의 도전은 아직 진행형이다. 그는 이번 초대형 IB를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증권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 회장이 본보기로 삼고 있는 일본의 노무라 증권은 자기자본이 26조원에 달하는 대형 증권사다. 아직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7조2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미비한 수치나, 2020년까진 10조원 확충 등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네이버와의 자사주 투자도 완료했다. 메신저 ‘LINE(라인)’으로 아시아 주요국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의 IT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해외 진출이 더욱 손쉬울 것이란 설명이다. 여수 경도에 조성되고 있는 대규모 관광단지도 주목할 만한 부문이다. 인프라 사업에도 집중적으로 나서며 지역 일거리 창출에도 앞장서는 중이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편법 지적을 받은 지배구조 문제다. 현재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 순의 큰 틀의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 문제는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증권 설립 때 가지고 있던 지분 가치 증대 속도가 미래에셋캐피탈의 성장 속도보다 빠른 점이다. 법률상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총자산의 50%를 넘기면 강제로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우선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유상증자를 통한 해결책을 마련해둔 상태다. 아울러 유상증자와 함께 여신전문업인 미래에셋캐피탈의 본업 확대와 자산 증식을 통해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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