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김학송 도공사장·이승훈 가스공사 줄줄히 사퇴백운규 “한수원 관리 감독할 것”···벌벌 떠는 이관섭김현미 “공공기관을 공공기관답게 바로 잡아갈 것”석탄공사·무보 등 공공기관 경영평가 E등급 ‘낙제점’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지난 20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중 첫 사표 제출이다. 앞서 지난 7일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일신상의 이류로 임기 6개월을 남기고 사표를 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친박’ 출신 꼬리표가 달린 공공기관장들이 줄줄이 사표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진 회의에서 “공공기관 인사에서 전문성을 고려해 국민이 이해할 만한 인물을 중용해야 하지만 대선 캠프 인사도 배제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해 오던 친박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장들은 최우선 교체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친박계로 알려진 사장들의 잇따른 사표가 이어지면서 잔여임기를 남겨두고 있는 공공기관장의 ‘도미노’ 사표도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공공기관장 인선지침’을 제시한 가운데 한국노총·민주노총 공공부문 노조가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꼽히는 기관장 10명을 지목했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조가 지목한 공공기관장들을 살펴보면 ▲홍순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유제복 코레일유통 대표이사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박희성 한국동서발전 사장 직무대행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서창석 서울대병원 원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꼽았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18일 “박근혜 정부에 부역했던 많은 수의 공공기관장들이 공공부문을 국민 품으로 돌려주고자 하는 공공 대개혁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백운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신고리 5·6호기 관련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해 관리·감독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일시중단에 따른 협력업체의 피해에 대해 배상 책임이 한수원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관섭 한수원 사장이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6호기의 영구 중단에 반대 의사 표시를 피력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성 강화 워크숍’에 참석해 공공기관의 경영방침을 효율성이나 수익성보다 공공성에 우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공공기관을 수익성 관점에서 바라보던 기존의 인식을 과감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기관을 공공기관답게 바로 잡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공공기관장 물갈이 분위기에 박근혜 정부 시절 성과연봉제를 강제도입하거나 친박계 낙하산 인사로 논란을 빚었던 기관장들의 거취는 불안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기획재정부 ‘2016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 경영평가 결과가 미흡했던 기관장들도 떨고 있다. 대부분 기관장들이 전 정부 때 임명된 것을 감안하면 낙제점을 받은 기관들도 ‘인사태풍’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석탄공사와 한국무역보험공사, 국립생태원, 아시아문화원 등 4개 기관이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가장 부진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이들 4곳을 포함해 경영평가 결과가 미흡한 기관의 임원 24명이 경고 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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