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업체 판매량 일제히 감소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판매 전망中이어 美서도 소비자 수요 변화 감지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신 친환경차 수요 커질 듯
세계 곳곳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메이커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는 신흥국 성장으로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을 상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미국에서의 수요 위축이 향후 글로벌 자동차시장 재편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에서 판매된 새 승용차와 트럭은 140만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7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동시에 올 들어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것이다.
업체별로는 미국 ‘빅3’ 업체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제네럴모터스(GM)가 15% 빠졌고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가 각각 7.4%, 10% 하락하는 부침을 겪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벤츠·BMW 등 독일차 브랜드의 판매량도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차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7.9% 하락해 글로벌 자동차메이커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는 5.9% 하락했고 BMW(14.8%), 벤츠(9.8%), 폭스바겐(5.8%) 등 독일차 브랜드 역시 판매 감소를 면치 못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올해 미국의 신차 판매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2년간 사상 최고 판매대수를 경신한 것을 비롯해 7년 연속 성장이 이어졌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 속도가 둔화된 이후 신차 판매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차 뿐 아니라 리스 판매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전체 소매판매 가운데 리스 비중은 31%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했고 7월에는 29%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비록 중국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지난해까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던 만큼 판매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가 100년간 지속된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휘발유·디젤 차량에 대한 환경 규제가 연일 강화되는 상황에서 전기차 또는 자율주행차 같은 친환경차랑으로의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전기차 시장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46만82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전기차 라인업을 속속 확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각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기존 외연기관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업체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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