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실적 악화에 경영권 분쟁까지···위기의 한컴라이프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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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경영권 분쟁까지···위기의 한컴라이프케어

등록 2025.12.01 16:37

유선희

  기자

2대주주 PEF,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주가 하락에 최대주주 한컴도 지분가치 ↓올해 3분기 순손실 전환···재매각 첩첩산중

실적 악화에 경영권 분쟁까지···위기의 한컴라이프케어 기사의 사진

한글과컴퓨터 계열사 한컴라이프케어가 2대주주와 갈등이 불거졌다. 최대주주 한컴과 함께 인수자금을 마련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면서다. 지난해 매각 철회 후 주가 하락, 올해 실적 악화까지 한컴라이프케어를 둘러싼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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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한컴라이프케어 2대주주와 경영권 갈등 격화

사모펀드가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

매각 철회·주가 하락·실적 악화 등 복합 압박

배경은

한컴, 2017년 한컴라이프케어 인수

스틱인베스트먼트·파트너원 등과 컨소시엄 구성

2021년 상장, FI들은 일부 자금 회수

현재 상황은

파트너원,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 신청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 전량 매각 후 파트너원이 2대주주로 부상

한컴, 자료 제공 등 법적 절차 성실 이행 방침

숫자 읽기

한컴라이프케어 최대주주 한컴(36.13%), 2대주주 파트너원(11.29%)

주가 공모가 대비 반토막, 보유 지분 가치 343억원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2% 감소, 영업이익 62.3% 급감, 순손실 4억원

향후 전망

실적·주가 회복 전까지 한컴 매각 가능성 낮음

국방 사업 공백 영향, 수주 산업 특성상 일시적 사이클로 해석

한컴, 과거 MDS테크 매각 경험 있음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파트너원 밸류업 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수원지방법원에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요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청인은 만약 회사가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하루당 1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도 요청했다. 파트너원 밸류업 1호 PEF는 한컴라이프케어의 2대 주주로 지난 9월 말 기준 지분 11.29%를 가지고 있다. 최대 주주는 한글과컴퓨터(36.13%)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소방용 방화복, 방열복 등 안전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로 한컴이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2017년 인수한 회사다. 인수 당시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스틱인베스트먼트, 파트너원인베스트먼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딜을 추진했다. 한컴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각각 800억원, 파트너원인베스트먼트가 400억원의 자금을 부담해 인수대금을 마련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 2021년 유가증권 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당시 상장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은 구주 매출로 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문제는 지난해 벌어졌다. 작년만 해도 한컴라이프케어는 경영권 매각 대상이었으나, 원매자 찾기에 난항을 겪는 사이 연이은 방산 수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 한컴은 M&A 계획을 철회하고 사업 확대에 몰입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안전망 구축 등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그 사이 FI들은 자금 회수에 집중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8월과 11월에 독자적인 지분 매각에 나서 한컴라이프케어 지분 전량인 22.58%를 처분해 258억원을 회수했다. 구주 매각 물량과 더하면 약 505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원금 일부 손실 수준에서 마무리된 셈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정리하면서 2021년 상장 이후 주식을 취득해 3대주주였던 파트너원인베스트먼트 측이 2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한컴 측은 "회사에 공식적인 자료 제공을 요청하는 통상적인 법적 절차"라며 "기존에도 FI들과의 대화에 성실히 응해왔고, 앞으로도 법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연도와 세부 범위는 가처분 신청 및 향후 법원 절차에서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계획 철회로 한컴 측도 손해를 봤다. 한컴라이프케어 매각으로 유입되는 약 1000억원의 현금으로 한컴그룹 전반의 AI에 투자하려 했다. 주가도 공모가(1만3700원) 한참 아래로 떨어지면서 한컴이 보유한 한컴라이프케어 보유 지분 가치는 이날 기준 343억원으로 거의 반토막났다. 첩첩산중으로 올해 실적은 역성장 중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작년(63억원)과 비교해 62.3% 급감했다. 순손실은 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재 시점에서 한컴이 한컴라이프케어의 매각에 나설 경우 투자 손실이 분명한 상황이다. 결국 실적과 주가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매각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분석된다. 한컴은 지난 2022년 한컴MDS(현 MDS테크)을 950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한 경험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은 대형 국방 사업 종료와 차기 사업 준비 구간이 겹치면서 단기적인 공백이 영향을 미쳤다"며 "수주 산업 특성상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사이클일 뿐 회사 경쟁력 약화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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