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사업권 반납 대신 ‘임시 운영’ 요구면세점 업계 “임대료 인하 관철시켜야” 한목소리
7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한화갤러리아에 후속 사업자 선정까지만 제주공항 면세점 임시 영업을 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표면적인 이유는 후속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신규 입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 정부에서 면세점 사업자 선정 당시의 비위 행위가 드러나면서 한국공항공사가 새 사업자 선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지난 3월 시작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에 따라 면세점 업체들이 기존 임대료 수준으로는 입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이 때문에 한국공항공사가 선뜻 새 사업자 선정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한화갤러리아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0억원의 위약금을 내면서까지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했던 만큼 추후 협의 과정을 지켜본 뒤 도출된 결정에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임대료 인하에 합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공항공사는 한화갤러리아에 기존 고정 임대료 대신 매출에 비례한 임대료를 내는 변동 임대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안이 실행되면 20% 가량 임대료가 낮아질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임대료 때문에 한화갤러리아의 손해가 이어져 사업권 반납까지 이어졌던 만큼 가장 현실적이고 빠른 해결책이란 얘기다.
실제 증권가에선 한화갤러리아가 올해 2·4분기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면세점 적자 탈피를 위해 사업권 반납을 한 결정이 옳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7일 한화갤러리아의 2·4분기 매출액이 6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92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공항 면세점이 적자 전환해 약 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결과적으로 한화갤러리아의 지난달 4일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 조기 반납은 손실을 줄이려는 방편으로 긍정적이었다는 해석이다.
다만 한화갤러리아와 제주공항공사의 ‘협상’을 두고 면세점 업계 일각에선 업계 형평성과 어긋난다는 불만도 나온다. 가뜩이나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 때문에 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가 모든 면세점의 요구 사항인 만큼 이참에 특정 업체만이 아닌 업계 전반으로 임대료 인하 방안이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면세점 업체들은 한국면세점협회를 통해 공항면세점의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 모두 이를 거절해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공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임시 영업을 이어갈 경우 임대료 인하는 당연한 순서로 보인다. 이미 위약금까지 물면서까지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했는데 그걸 임시 운영해달라고 하려면 혜택을 주는 게 당연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면세점 업체들도 대외적인 사드 이슈 때문에 계속 손해를 보고 있다. 업계 전체를 위해서도 다른 면세점들의 임대료 인하 등 추가 조율 안이 조속히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