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2년 구형]삼성家, 3대째 이어진 ‘악몽’···결과는

이병철 선대회장, 이건희 회장은 검찰 수사에도 구속은 면해

이 후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재용 부회장, 처음으로 구속 돼

4개월간 재판 진행···7일 열린 결심 공판서 특검 12년 구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공여 등의 혐의 결심공판 출석.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삼성 총수 일가가 3대째 검찰과 특검의 조사를 받으면서 흑역사가 되풀이 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44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되면서 삼성 총수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구속됐다.

삼성 선대 회장인 이병철 회장은 5.16 쿠데타 이후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부정 축재자 1호’로 지목되며 곤혹을 치렀지만 공장을 짓고 주식을 헌납하면서 감옥행을 피했다.

그 후 5년 뒤엔 1966년 ‘사카린 밀수사건’에 이 선대 회장이 연루되면서 검찰 조사를 피해가기는 어려웠다. 당시 삼성계열사인 한국비료가 사카린 55톤을 건축자재라고 속여 일본으로부터 밀수하다 적발되면서 조사 대상이 됐다.

다만 검찰 밀수특수반이 이병철 선대회장이 밀수에 직접 책임이 없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구속을 면했다.

이 때 이 선대 회장의 차남인 이창희 한국비료 상무가 구속돼 6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났고 1년여 만인 1968년 2월 경영에 다시 복귀했다.

이건희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 혐의로 소환돼 조사 받았지만 구속 되지는 않았다. 이 후 불구속 기소돼 1996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가 이듬해 10월 사면 됐다.

2005년에는 이른바 ‘X파일’ 사건이 터졌다. 삼성 임원진이 정치권·검찰에 대한 금품 제공을 논의한 것이 녹음파일 형태로 폭로되면서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이건희 회장은 서면 조사를 받았다. 결과는 무혐의 처분이었다.

이어 2008년에는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으로 특검수사를 받게 된다. 삼성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데 따른 것인데 이 회장의 지시로 금품 로비를 하고 자신 명의의 비밀계좌로 50억원대의 비자금이 관리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이건희 회장은 배임과 조세포탈,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가 인정됐지만 불구속기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였던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등을 통한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으로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하고 이건희 회장은 배임·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법원에서 일부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지만 약 1년 뒤 다시 사면됐다.

이 회장은 2008년 4월 경영선상에서 물러나며 전략기획실 해체,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이 포함된 ‘경영쇄신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 지원을 했다는 뇌물공여 혐의로 삼성 총수 일가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 수사를 받았다.

지난 4개월간 진행된 재판에서 특검은 이 부회장이 경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61)등에 433억원의 뇌물을 공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맞섰다.

박영수 특검팀은 7일 열린 이 부회장 결심 공판에서 12년형을 구형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66)·장충기 전 사장(63)·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64)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55)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