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이제 ‘새대가리’라고 놀리지 마세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거나 우둔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인 ‘새대가리’. 서양에서는 ‘birdbrain’이라는 말을 쓰는데요. 새의 머리가 나쁘다고 여겨 사용하는 이 표현, 정말 새는 지능이 낮을까요?

까마귀가 물병에 든 물에 부리가 닿지 않자 돌을 집어넣어 수면을 높여 물을 마셨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까마귀는 철사를 구부려 고리를 만들거나 긴 나뭇가지를 이용하는 등 도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까마귀는 호두처럼 딱딱한 먹이를 먹을 땐 도로에 떨어뜨려 자동차가 밟고 지나간 뒤 내용물을 빼서 먹지요. 이때 안전을 위해 횡단보도를 이용하거나 신호등을 파악해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까마귀와 함께 똑똑한 새로 꼽히는 앵무새, 그중 케아앵무는 새 중에서 가장 지능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복잡하게 만들어진 장치를 모두 해제하고 먹이를 먹고, 인간이 만든 기계를 해체하기도 합니다.

낚시를 하는 해오라기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영상에서 해오라기는 빵조각을 이용합니다. 빵조각을 물에 띄워 물고기를 유인, 만약 자신이 잡아먹기 벅찬 크기의 물고기가 나타나면 미끼를 빼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까치의 경우 서식지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낯선 사람이 서식지 근처에 오면 경계하는 소리를 냅니다. 그래서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속담이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밴더빌트대학교 수잔나 허큘라노 호젤 교수의 연구팀은 지난해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개재한 논문을 통해 ‘조류는 뇌 크기가 작지만 뉴런의 밀도가 높아 지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혔습니다.

새의 지능이 낮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과 전문가들의 논문. 이제 ‘새대가리 같다’ 또는 ‘까마귀고기를 삶아 먹었냐’라는 표현은 다른 말로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