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오프쇼어링에 실적 악화까지···가상자산 거래소 '리테일 확대'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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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쇼어링에 실적 악화까지···가상자산 거래소 '리테일 확대' 안간힘

등록 2026.08.04 14:06

한종욱

  기자

원화 거래소 거래량 2020년 이후 최저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전 선제 대응금융과 가상자산 경계 허물기 과제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의 '오프쇼어링(해외 이전)'이 급속히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거래소들이 리테일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현물 거래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형 플랫폼, 전통금융과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4일 블록체인 이전거래 인프라 업체 코드가 가상자산 이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국내에서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로 이동한 자산 비중은 73%에 달했으나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된 비중은 27%에 그쳤다. 이는 6월 대비 크게 상승한 수치다. 6월 국내에서 해외로 이전된 자산은 56%, 해외서 국내로 들어온 자산은 43%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해외 이전 심화···새 해법 모색


지난달 자산의 순유출 규모 역시 약 3700억원으로 직전월(177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비트코인 현물 하락 등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다양한 투자 상품이 존재하는 글로벌 거래소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이 해외로 빠져나가며 거래량 감소세도 뚜렷하다.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거래량은 287억달러로, 2020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월(460억 달러) 대비 약 40%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오는 2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올해 1분기에도 두나무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 감소했고, 빗썸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환경에서 거래소들은 공통적으로 리테일 고객층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나 법인 시장 개방 같은 제도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대형 파트너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금융과 가상자산의 경계가 과거보다 느슨해진 만큼 결국 플랫폼 결합이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테일 확보 후 슈퍼앱 구상···각축전 예고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두나무-네이버의 기업결합이다. 두나무는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와 국내 1위 포털 사업자 네이버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보유한 금융·커머스·광고 플랫폼과의 시너지가 주목된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보유한 플랫폼이 향후 업비트의 이용자 유입 확대와 시장 지위 강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양측의 결합이 유례가 없는 만큼 면밀히 살펴본다는 입장이지만 주병기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연내 심사 마무리를 강조하면서 속도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2위 사업자 빗썸은 리테일 기반이 강한 키움증권과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빗썸이 20%대인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 리테일 점유율을 흡수할 경우 점유율 경쟁에서 저비용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밖에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을 주요 주주로 맞이했고, 코빗은 미래에셋그룹의 품으로 들어갔다. 고팍스도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해 거래소 마다 각양각색의 생존법을 찾고 있다.

또한 이 같은 흐름은 '슈퍼앱' 선점으로 귀결된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결합을 첫 단추로 보고 있다. 향후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 상품의 투자, 자산관리, 결제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포석인 것이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다. 법조계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까지 최소 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 당국이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의 결합에 대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만큼 다소 신중한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원칙적으로는 가상자산과 금융 플랫폼 결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면서도 "이 같은 시각을 완화하려면 전통 금융의 컴플라이언스를 모두 흡수해 당국으로부터 안전하고 사용성 있는 모습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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