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2조 코앞···상반기 중 70% 해외 몫부진했던 모바일게임 최근 성과로 기대감 커경쟁사들, 하반기 기대작 쏟아내 경쟁 과열 김정주 대표 뇌물죄 징역형···오너리스크 부담
이밖에 넥슨 인공지능(AI) 기술을 게임에 도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게임업계 외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존 업권 시각을 벗어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에도 집중하고 있다.
단 부담 요소도 있다.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 (NXC)엔액스씨 대표가 진경준 전 검사장 뇌물 스캔들에 얽혀있는데다 국내 공시 의무가 약했던 넥슨이 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공개할 경영정보가 대폭 늘어났다.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넷마블), 게임빌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하반기 모바일게임을 쏟아내는 점도 우려 사항이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올 상반기 매출 1조2348억원으로 연매출 2조원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중 70% 이상인 8708억원을 해외에서 끌어왔다.
◇상반기만 1.2조, 해외 비중 70%=지난 2분기 성적을 보면 넥슨의 성장세와 함께 아시아시장 속 존재감이 드러난다. 2분기 매출은 470억6400만엔(4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2억7800만엔(1653억원), 194억4800만엔(1974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22%, 157% 불었다.
2분기 매출 중 해외 매출은 3174억원으로 66% 비중을 나타냈다. 나라별로 보면 중국이 44%(212억7200만엔), 일본 9%(44억1200만엔), 유럽과 그 외 지역 9%(39억5300만엔), 북미 4%(18억1700만엔) 순이다. 한국은 34%(148억4800만엔)를 차지했다.
넥슨은 중국에서 간판 PC게임 ‘던전앤 파이터’가 현지 서비스 9주년과 노동절 기념 업데이트로 좋은 성과를 냈으며 일본에서도 모바일게임 ‘히트’와 ‘하이드앤 파이어’가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지난 3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진삼국무쌍 언리쉬드’가 대만, 태국 등에서 좋은 반응을 나타낸 것을 발판 삼아 동남아시아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6월엔 태국의 게임 퍼블리셔 iDCC(i Digital Connect)의 잔여 지분 인수를 완료하고 ‘넥슨 타일랜드’로 사명을 변경했다.넥슨은 3분기에도 좋은 성적표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상 매출은 516억~556억엔, 예상 영업이익은 178억~205억엔 범위 내로 보고 있다.
◇첫 모바일 MMORPG ‘액스’ 흥행=전통적으로 PC게임에서 강자였던 넥슨은 이제 모바일게임으로 성장을 꾀하려는 중이다. 지난 2분기 기준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은 24%에 그쳤다.
넥슨은 2012년부터 인수합병을 통해 모바일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지만 히트,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외엔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출시한 넥슨 최초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액스’가 구글 애플리케이션(앱) 오픈마켓 구글플레이에서 운영 한달째 최고매출 3위권을 지키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액스의 일매출은 10억원으로 추정된다.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넷마블의 ‘리니지2 레불루션(레볼루션)’이 흥행몰이를 하는 가운데 오리지널 IP인 액스의 성적은 고무적이라고 넥슨은 강조한다. 지난 7월 나온 모바일 액션 RPG 다크어벤저3도 20위권 내로 선방하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 축은 모바일게임으로 완전히 넘어갔으며 세계 시장에서도 모바일게임 수요가 확대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1307억5100만달러며 이중 모바일게임은 16.7%인 218억9700만달러로 온라인게임(22.3%·292억300만달러)을 추격하고 있다.
넥슨은 올 하반기와 내년 초 모바일게임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연내 히트의 후속작 수집형 RPG ‘오버히트’와 3D 횡스크롤 액션 MMORPG ‘열혈강호M’ 등을 내놓고 내년엔 개척형 오픈월드 MMORPG ‘야생의 땅 듀랑고(듀랑고)’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온라인 PC게임으론 수년 간 준비한 수년간 ‘니드포스피드 엣지’, ‘천애명월도’, ‘타이탄폴 온라인’ 공개가 예고됐다.
듀랑고는 공룡이 살고 있는 세계라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해외에서도 주목도가 높다. 넥슨은 모바일게임 시장에 넘쳐나는 RPG, MMORPG 작품 사이에서 듀랑고가 국내외 이용자들에게 관심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며 완성도 높이기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당초 연내 출시가 목표였지만 내년 1월로 미뤄졌다.
◇게임에 AI 적용···투자도 활발=넥슨은 게임사업은 물론 그 외 부문에서 성장 동력 확보도 고민하고 있다. 넥슨은 정보통신기술(ICT)업계를 넘어 다양한 산업 영역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AI 기술도 적극 활용 중이다. 넥슨코리아는 지난 4월 AI 관련 ‘분석 본부’라는 조직을 신설했다.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학습 AI봇과 AI를 활용한 불법 해킹 프로그램 사용자 찾기, 이용자에 게임 적응 조언을 해주는 ‘액티브 어드바이저’도 개발 중이다. 이외 이용자 간 대결(PvP)에서도 서로의 플레이 성향, 상황 대처 능력, 캐릭터 특성, 전투 지역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 AI 매칭 서비스를 이용한다.
넥슨은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진행한 신입·경력사원 공개채용에서 분석본부로 배치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를 대거 채용하기도 했다.
넥슨은 비게임영역이라도 유망한 기업에는 투자도 하고 있다. 엔엑스씨는 지난달 코빗(Korbit)의 주식 12만5000주를 912억5000만원에 취득했다. 확보한 지분율은 65.2%로 엔엑스씨는 최대주주가 됐다. 코빗은 2013년 7월 설립된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각종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당시 엔액스씨는 가상화폐의 핵심으로 꼽히는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해 이번 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엔엑스씨는 2013년 명품 유모차 업체인 스토케와 온라인 레고 중개사이트 브릭링크를 인수했으며 2015년엔 소셜커머스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뇌물스캔들·공시의무 강화 부담=이처럼 성장 행보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지만 위험요소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오너리스크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진경준 전 검사장과의 뇌물 스캔들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김 대표가 진 검사장에 제네시스 차량과 가족 여행경비를 제공한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향후 사건이 있을 경우 알아봐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 측은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결과는 어찌 나올지 알 수 없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가 보유했던 서울 강남 땅을 넥슨이 2011년 샀다가 되판 점도 의혹을 사고 있다. 넥슨은 거래 당시 “우 전 수석의 처가 땅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지난 5월 중개업자가 넥슨 관계자에 보낸 이메일을 확보했으며 첨부된 ‘(강남역 땅) 소유자 인적 사항 정리’ 문서에 ‘둘째 이 모 씨, 남편 우병우(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 2부장)’라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금융(조세)조사 2부장’은 2008년 우 전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씨가 사망해 땅이 매물로 나왔을 때 우 전 수석이 맡고 있던 직책이다.
넥슨이 지난달 게임사 최초로 준(準) 대기업집단에 들어가고 김 대표가 넥슨 그룹의 총수로 지정된 점도 부담이다. 넥슨은 본사가 일본 증시에 상장돼있어 경영정보에 대한 국내 공시 의무가 없었다. 그러나 준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넥슨의 경영 정보 공시의무가 대폭 강화됐다.
앞으로 김 대표의 넥슨 지분과 자산 규모가 공개되며 6촌 이내 친족들이 보유한 회사들과 지분 보유 현황이 공시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22개인 넥슨 계열사들의 주요 경영 사항들도 공시돼야 한다.
넥슨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엔액스씨가 넥슨 일본법인의 최대 주주며 다시 넥슨 일본법인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네오플, 넥슨지티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은 “공시와 신고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바일게임에 강한 추진력을 걸고 있지만 성공 여부도 쉽지 않다. 리니지M과 레볼루션이 워낙 확고하게 시장 1, 2위를 지키고 있는데다 올 하반기 또 다른 모바일 대작들 출시가 대거 예고됐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인기 PC게임인 ‘블레이드앤 소울’과 ‘아이온’의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한 모바일 MMORPG 게임들도 올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오는 11월 MMORPG ‘테라M’과 ‘세븐나이츠 MMORPG(가칭)’로 리니지M 천하를 뒤집겠다는 포부다. 중견기업 게임빌은 MMORPG 로열블러드와 아키에이지 비긴즈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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