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장 전면에 내세운 삼성전자···이상훈-정현호 ‘투톱체제’(종합3)

사장 승진자 7명 평균 나이 55.9세

최대 실적 반도체 부문 ‘승진잔치’

정현호 사장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

전자계열사 업무 조정 컨트롤타워

삼성전자가 50대 사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최고직급이 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사장단도 한층 젊어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일 단행한 사장단인사에서 사장 승진자 7명 전원을 50대로 채웠다. 승진자는 팀백스터 북미총괄 사장 겸 SEA 공동법인장, 진교영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종희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5.9세이다.

이 가운데 가장 젊은 사람은 54세(1963년생)인 강인엽 사장이다. 이밖에 63년생 1명, 62년생 2명, 61년생 2명, 60년생 1명, 59년생 1명 등이다.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한 정현호 사장도 60년생이다. 사장 승진자 7명의 평균 나이는 55.9세다.

지난달 31일 단행된 부문장 인사도 모두 50대로 채워졌다. 부문장 평균 나이는 57세로 전임자의 평균 63.3세와 비교해 6.3세 젊어졌다. 삼성전자가 50대 사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은 이 부회장이 경영진 중에서 유일한 부회장 직급으로 올라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사장단 인사에서 권오현·윤부근·신종균 등 대표이사 3인방이 회장·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이는 전임 경영자에 대한 예우차원으로 사실상 고문 역할이라는 평가다. 이건희 회장은 3년째 투병 중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못한다. 이 부회장은 비록 옥중에 있기는 하지만 등기임원을 유지하고 있다. 현역 경영진 가운데 유일한 부회장인 셈이다.

왼쪽부터 정현호 사업지원TF장, 이상훈 이사회 의장, 김기남 DS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68년생인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최고위직으로 올라선 만큼 사장단도 이 부회장과 비슷한 나이대로 채워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건희 회장의 사람들이 물러나고 이재용 부회장의 사람들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IT 산업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젊은 피’들로 하여금 한 차원 높은 도전과 혁신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운영 방향성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되는 이상훈 사장과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출신인 정현호 사장이 ‘투톱체제’를 구축했다. 두 사람은 이 부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업부문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이 끌고 가지만 전체적인 조직 관리와 운영은 이상훈·정현호 사장이 책임지는 것이다.

특히 정 사장이 책임지는 사업지원TF는 전자계열사간 업무를 조정을 하게 되면서 ‘컨트롤타워’가 부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전자계열사 사장단은 각 회사간, 사업간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직을 삼성전자 내에 설치해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전자계열사간 업무 조정만 하게 되는 만큼 향후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에도 비슷한 조직이 신설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물산은 건설·중공업 계열사, 삼성생명은 금융계열사간 협의를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부문장 인사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함에 따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통상 사장단 인사 발표 후 4~5일내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또한 임원인사 발표 후 4~5일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모두 다음주에 차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임원인사 역시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힐지 주목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은 승진잔치 예상된다. 사장 승진자 7명 가운데 4명이 반도체 분야에서 나오기도 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한꺼번에 4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 전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날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삼성벤처투자 등 일부 계열사도 새로운 사장을 선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이동훈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삼성SDS는 홍원표 솔루션사업부문장(사장)이 새로운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전용배 삼성화재 부사장은 삼성벤처투자 사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