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재제 가할 움직임 자동차, 무역적자 80% 차지 주장.. 대표 사례 지목가전, 지난 5일 미국 ITC 삼성전자 반도체 특허 침해 조사 착수철강, 철강재 반덤핑 제재, 상계관세 등 비관세장벽 높여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핵 위기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평화와 안보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빈 방한한다. 하지만 이보다는 양국의 ‘불공정 무역’을 언급하며 통상압박을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선서와 동시에 임기를 시작하면서 미국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적자를 줄이고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미 그는 대통령 선거 기간 내내 ‘메이크 아메리카 그레이트 어게인(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슬로건을 내걸고 자신의 임기 중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과 함께 감세 등 규제 완화를 통해 미국의 부를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 순방 이전 회담 의제의 상당 부분을 통상과 관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빌미로 강한 통상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기업과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현재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철강, 세탁기, 태양광 전지 등에 이어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까지 통상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동차가 대한국 무역적자의 80%를 차지한다며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지목해왔다.
하지만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 FTA 개정으로 미국이 자동차·기계·철강업의 관세율을 올리면 앞으로 5년 동안 수출이 최대 170억달러(약 19조원) 감소와 함께 일자리는 15만4000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현대기아차는 올해 대미 수출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불공정 무역의 불씨가 현대기아차에 옮겨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현대차 33.2%(33만5762대), 기아차 30.6%(33만2470대)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미국시장 판매량은 56만4750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3.1% 감소했고 기아차 또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줄어든 50만232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가전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지난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가 미국 기업의 반도체 특허를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기기 및 부품, 해당 반도체가 들어간 제품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ITC 조사에 따른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이용하여 FTA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돌출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의 사전 기선제압으로 풀이된다.
철강업계도 트럼프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당장 대미 수출 비중이 낮고 세계무역기구(WTO)의 무관세 협정으로 당장 체감할 정도는 아니지만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반덤핑 제재, 상계관세 등 비관세장벽을 높여나가고 있기 때문에 업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또 지난 8월 미국 철강업체와 철강산업 단체 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철강 공급과잉과 수입증가로 미국 철강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시급하게 조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넥스틸 등 국내업체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실상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전자, 기계 등 FTA 재협상 시 타격이 큰 산업을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라며 “이미 미국 측은 큰 폭의 개정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 차원으로 협상 범위를 축소 및 국내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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