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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출신 CEO···꿈의 ‘1조 클럽’을 노리다

[신흥 주식부자/문은상 신라젠 대표]치과의사 출신 CEO···꿈의 ‘1조 클럽’을 노리다

등록 2017.11.16 07:46

수정 2018.05.15 14:40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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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654% 급등···코스닥 시총 3위 올라최대주주 문 대표 지분가치도 5000억대 껑충2009년 ‘펙사벡’ 논문 접한 뒤 200만 달러 투자 치과의사 접고 바이오벤처 CEO 모험 선택7년째 적자 기업···2020년 펙사벡 상용화 기대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벤처기업 신라젠이 연초 대비 654%(2017년 11월15일 종가 기준)나 급등해 가장 ‘핫 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신라젠의 문은상 대표도 신흥 주식부자로 거론되며 같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현재 문 대표의 주식 가치는 5000억원대에 달한다. 당장 실적은 별볼일 없지만 신라젠이 연구하고 있는 꿈의 항암제 ‘펙사벡(JX-594)’의 임상 3상이 순항하고 있다는 소식 등 긍정적인 전망들이 쏟아지면서 최근의 화려한 주가 흐름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치과의사 출신 CEO···꿈의 ‘1조 클럽’을 노리다 기사의 사진

15일 코스닥시장에서 신라젠은 전일 대비 8.39% 오른 9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장 중에는 10만원을 찍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 대표를 포함해 신라젠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지분율 13.82%)의 지분가치는 8903억원까지 치솟았는데, 곧 1조 갑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상장 당시(1주당 1만2850원) 1180억원과 비교하면 7배 넘게 오른 것이다. 이 중 신라젠의 7.84% 주식을 갖고 있는 문 대표는 5047억원의 자산가가 됐다.

신라젠이 면역항암제 ‘펙사벡’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2006년 설립)으로 지난해 12월에 코스닥에 입성했다. 최근 이 펙사벡이 간암뿐 아니라 병용해 사용했을 때 다른 암에도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데다 ‘면역항암제’라는 새로운 암 치료법을 채택했다는 점이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독한 화학물질이나 방사능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존 치료와 달리 우리 몸속의 면역시스템을 조절해 암을 박멸하는 이 치료법은 부작용이 적은 것은 물론 강력한 항암효과를 입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면역항암제’라는 새로운 암 치료법을 채택했다는 점과 펙사벡의 긍정적인 병용임상(고형암 대상, 1b상) 결과 발표 등의 호재로 신라젠의 주가는 올해 화려한 급등세를 연출해왔다.

현재 간암 임상은 3상단계에 들어갔으며 내년 하반기에는 임상3상 중간 결과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신라젠은 2019년까지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20년에는 펙사벡을 상용화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주력하고 있는 신약이 상용화되기 전인 만큼 신라젠은 7년 넘게 영업적자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신라젠은 -272억원의 영업손실, -3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펙사벡 임상을 주도하고 있는 문은상 대표는 지준 7.84%를 갖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신라젠은 문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13.82%를 보유하고 있다.

문 대표는 치과의사라는 안정적인 미래를 뒤로 하고 바이오벤처 회사에 투자하는 모험을 선택했다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1990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후 러시아로 건너가 모스크바의과대학 과정을 마친 문 대표는 러시아 유학 시절 때부터 바이러스를 활용한 면역요법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귀국해 1996년 치과를 개업하고 치과의사로 일하다가 2009년 펙사벡 관련 논문을 접하고 나서 신라젠을 통해 제네렉스(Jennerex, Inc. - 現SillaJen Biotherapeutics)에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펙사벡은 제네렉스라는 법인이 소유권을 지니고 개발을 담당해 왔는데 신라젠은 제네렉스와 공동연구, 임상실험을 담당했고 제네렉스 지분 25%도 보유하고 있었다.

처음에 투자자로 경영에 참여했던 문 대표는 치과의사라는 안정된 미래를 버리고 2010년 바이오벤처 회사 CEO라는 모험길로 들어섰다. 문 대표가 CEO자리에 오른 뒤 2014년에는 신라젠이 제네렉스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과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로써 신라젠은 현재까지 간암대상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 추진 및 추가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제네렉스 인수를 마친 뒤에는 임상3상 진행과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고 2016년에는 신라젠을 코스닥에 상장해 투자금을 확보했다.

문 대표가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신라젠 경영을 맡기까지의 행보는 사실 모험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통상 신약개발 자체가 모험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보다 성공확률이 낮은 게 항암제 개발이기 때문이다. 실제 신약이 임상 1상을 진입한 뒤 시판승인에 성공할 확률은 평균 10%인데 항암제는 7% 수준에 불과하다.

또 지난해 12월 초 코스닥 상장 당시에는 한미약품 사태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기도 했다. 또 연간 6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한 회사가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최소 1조원의 기업가치를 받는 게 과도하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문 대표의 이러한 모험의 결실이 곧 가시화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4월 펙사벡이 신약허가를 위한 임상승인 절차가 가장 까다롭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특정임상계획평가(SPA)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는 FDA에서 펙사벡의 임상 성공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평가인데 이로써 미국 임상 기준으로 신약이 3상에서 통과될 확률도
커졌다. 신라젠은 3상이 순항하면 내년 1분기 중 FDA 허가신청을 할 계획이다.

서미화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펙사벡은 현재 간암 적응증에 대해 임상 3상 중이고, 신장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대한 임상시험이 병용요법을 통해 진행 중”이라며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과 더불어 간암치료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펙사벡의 다양한 임상 파이프라인 중 간암치료제 시장만의 가치가 약 1조원정도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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