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가드 최종안 까지 민관 공동대응국제규범 위배 여부 따질 것···WTO 제소도 검토
22일 오후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美 세탁기 세이프가드 대책회의’에 참석한 삼성‧LG전자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면서 정부와 잘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산업통산자원부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삼성전자‧LG전자 실무진과 무역협회 관계자, 외교부 수입규제대책반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2시부터 시작해 당초 예상했던 한시간 반 보다 15분 뒤인 3시 45분께 마무리 됐다.
회의에서는 미국 ITC의 권고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경우 국내 업계가 수출에 얼마나 피해를 입을지 분석하고,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지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강성천 차관보는 회의 직후 “미국 ITC 세이프가드 권고안은 미국 소비자 선택을 제한할 뿐 아니라 현지 공장 설립으로 일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삼성과 LG의 노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번 권고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세이프가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특히 TRQ 방식에 따른 (1, 2안) 관세 부과하는 부분은 두 기업의 대미 수출에 차질 생기기 때문에 절대 채택돼선 안 된다는 것에 정부와 민간이 입장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2월 초 미국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남아있는데 정부와 민간이 적극적으로 미국 정부 의회 주정부 등 적극적으로 설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WTO 제소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강 차관보는 “(WTO 제소는)최종 결정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 조치 이후에 검토할 것”이라면서 “국제규범 위배 여부부터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두용 LG전자 전무는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세이프가드 최종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지금 말할 수 없다”면서 “옵션이 다르기 때문에 (세이프가드) 최종안이 나오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공장 설립은 계획한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장묵 삼성전자 상무는 “정부와 함께 잘 대응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1일(현지시간)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수입물량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세탁기 연간 수량은 200만대 이상으로 약 40% 이상의 물량에 관세 50%가 적용되는 셈이다. 연 10억달러(약1조1500억원)수준의 미국 세탁기 매출에 직격탄을 받게 된다.
삼성과 LG는 미국 현지에 공장 설립으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건설하고 있는 가전공장 완공을 내년 1분기로 앞당기고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도 당초 2019년 1분기로 예정된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 완공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6개월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한미 FTA에 따라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창원공장 수출물량을 늘리는 방안은 생산능력을 감안해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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