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손보협회장과 같이 장관급 이상을 역임한 최고위 관료를 선임하지 못 할 바에는 은행연합회처럼 ‘관(官)피아’ 논란에서 자유로운 민간 출신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30일 오전 2차 회의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를 논의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앞선 24일 1차 회의에서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민관(民官) 후보를 동시에 물색키로 합의했다. 회추위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동양생명 등 5개 회원사 대표와 보험 관련 학회장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회추위는 다음 달 8일 이수창 현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1주 간격으로 머리를 맞대는 등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러나 사실상 선임 가능성이 떨어지는 관(官) 출신 인사들의 이름만 거론되고 있을 뿐, 아직까지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신임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되면서 회추위는 더 혼란스러워졌다. 손보협회장에는 장관급 출신의 전직 최고위 관료가 선임됐는데, 은행연합회장은 민간 출신이 차지하게 돼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부터 가늠해야 하는 형편이다.
특히 김용덕 손보협회장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내정자 모두 유력 후보 명단에 없던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생보협회장 역시 의외의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차기 생보협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양천식 전 한국수출입은행장, 진영욱 전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박창종 전 생보협회 부회장 등은 선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1950년생인 양 전 행장과 1951년생인 진 전 행장은 행시 16회 동기다. 김용덕 손보협회장보다 1기수 후배인 데다, 장관급에 오르지 못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나란히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을 역임한 1954년생 유 전 부원장보와 1952년생 박 전 부회장은 비(非)행시 출신으로 후보간 체급 경쟁에서 이미 밀렸다.
‘김용덕급’ 후보를 찾을 수 없다면, 민간 출신을 선임하는 게 낫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민간 출신 회장은 관피아 낙하산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있는 데다, 다른 협회장과의 서열 정리 측면에서도 관 출신 특유의 수직적 상하관계에서 자유롭다.
최대 금융협회인 은행연합회가 하영구 회장에 이어 민간 출신 회장을 선임키로 한 만큼, 민간 출신은 관 출신에 밀려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사라졌다.
생보협회는 2차 회의 이후 1~2회 추가로 회의를 열어 복수 또는 단독 후보를 추천하고, 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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