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전망에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 전격 발표2015년 대규모 손실 반영 사태 재현 우려 커져악성 프로젝트 대부분 해소··· 추가손실 가능성↓매출 추이·신규 수주 확대 전망 등 긍정적 요인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조선업을 둘러싼 쉽지 않은 업황을 감안하더라도 2015년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주 감소, 환율하락 및 후판가 상승 등이 일부 악재로 작용했지만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발생되는 자연스러운 진통이라는 설명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중공업은 올해 4900억원, 내년에는 2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3분기까지 700억원 규모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지만 4분기에만 약 5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내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1조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후 두 번째다. 삼성중공업 측은 “회사채 등 2018년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및 금융권의 추가적인 여신 축소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가웠다.
공시가 발표된 뒤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시종일관 30% 부근의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중공업은 결국 종가 기준 전일 대비 28.9% 급락한 896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루 만에 유상증자 예정 금액과 맞먹는 1조4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2015년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업황 부진에 시달리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사들은 상반기 실적발표와 함께 대규모 영업적자를 발표했다. 2015년 2분기 빅3 조선사의 손실 규모는 총 4조7500억원에 달했다.
이를 반영하듯 전날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 뿐 아니라 나머지 조선사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중공업이 6.21% 빠진 것을 비롯해 한진중공업(5.66%), 현대미포조선(4.05%), 대우조선해양(2.75%) 등 모든 종목이 2~6% 가량 하락하는 부침을 겪었다.
반면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발(發) 돌발 악재에도 현재 업황은 2015년과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손실이 발생한 분야다. 2015년 국내 조선사들을 압박한 이슈는 계약이 체결됐거나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해양 프로젝트의 공사지연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 삼성중공업의 손실은 구조조정 목표달성 실패에 따른 고정비 증가, 환율하락 및 후판가 상승이라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일부 충당금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매출 추이 및 신규수주에 대한 기대가 근복적으로 다르다는 것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당시 조선업계는 수주 절벽 및 공정 병목현상으로 추가적인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지만 현재는 상선부문 수주잔고의 우상향 추세가 이어지고 해양 업황도 빠르게 개선되는 등 매출 회복과 이익개선 전망이 우세한 상태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신규수주가 74억달러 내년에는 7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아직 2018년 목표치를 내놓지 않았지만 올해보다는 내년데 반등 폭이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1조5000억원이 금융경색 등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점 또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총 3조1000억원의 차입상환 부담을 진 삼성중공업은 2017년말 기준 예상 가용자금이 1조3000억원에 달하며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2018년에도 자금 수지가 9000억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부분 선종의 발주가 증가하고 있고 업황 회복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수주잔고 전년비 지표가 저점을 찍고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라며 “삼성중공업의 대규모 적자 전망으로 당분간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불가피하겠으나 2018년 신규수주 증가, 2019년 본격적인 이익개선이라는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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