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호재 있어도 주가 안올라‘바이오 열풍’ 시들해졌단 지적공매도 거래대금 늘어난 영향도‘램시마’ 입지 흔들릴 가능성도
21일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1.84% 떨어진 19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이 20만원이 깨진 건 지난 8일(19만6100원)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8일 20만8800원에서부터 이날(21일) 19만7300원까지 주가가 -5.5% 빠지는 등 나흘간 하락세다. 또 다른 셀트리온 형제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이날 각각 -1%, -2.54% 떨어졌다.
특히, 이날은 셀트리온의 혈액암과 자가면역질환에 쓰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중동 진출에 나선다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주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판매를 맡고 있는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최근 요르단 최대 제약회사 히크마(Hikma Pharmaceuticals)와 트룩시마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에게 약빨이 떨어진 것은 이날만이 아니었다. 앞서 지난 17일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가 유럽에서 판매 허가받을 것이라는 소식에도 다음날 셀트리온 주가는 오히려 -0.8% 하락해 전혀 힘을 내지 못했다. 같은 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1.66% 약세를 기록해 9만원선이 또다시 무너졌고, 셀트리온제약 역시 -0.82% 하락폭을 기록했다.
‘허쥬마’의 유럽 허가 임박 소식에 당시 시장에서는 셀트리온가(家)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확신한 모습이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룩시마의 후광효과와 흠잡을데 없는 임상데이타를 감안하면 허쥬마의 유럽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라며 “허쥬마의 유럽 허가 권고에 이어 2018년에는 미국시장에서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허가가 예상된다”라고 진단하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 목표주가를 11만원까지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여기에 내년 셀트리온 형제들의 실적 성장 전망 등이 예견돼 있음에도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IBK투자증권에서는 “2018년은 셀트리온 그룹의 성장이 본격화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라며 “램시마의 유럽시장은 이제 셀트리온 그룹의 꾸준한 캐쉬카우가 되어가는 중이고,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는 트룩시마 유럽시장의 주문량을 맞추기 위한 준비도 끝났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열풍이 시들해진 가운데 공매도 세력이 또다시 셀트리온을 투기판으로 삼자 셀트리온 3형제들이 죽 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경우 공매도 선행지표인 대차잔고가 예전보다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14일 1405억원으로 지난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대차잔고가 지난 19일 938만9286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근 들어 공매도량이 급증하게 되자 지난 1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론 미국에서 셀트리온의 ‘램시마’ 위상에 대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자체적으로 셀트리온 ‘램시마’와 같은 바이오시밀러 ‘익시피’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셀트리온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램시마 미국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파트너회사다.
때문에 일각에선 화이자가 셀트리온과 맺은 판매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셀트리온과 화이자가 맺은 계약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화이자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익시피와 셀트리온의 램시마를 동시에 팔 수 없게 돼 있다. 화이자가 익시피를 미국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셀트리온과 맺은 계약을 해지하거나 다른 제약사에 익시피의 미국 판권을 넘겨야 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화이자는 셀트리온과 우호적 판매 파트너쉽 유지할 것이라며 이같은 우려는 과도하다는 평가다. 또 셀트리온과 화이자는 결별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화이자가 익시피의 직접 판매를 위해 인플렉트라(램시마) 판매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며 염려하고 있으나 이는 과도한 우려”라며 “이미 화이자가 익시피를 미국 내 상업화 계획이 없음을 발표한데다, 이에 대한 미국 판권을 타사에 이전할가능성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yoon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