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을 뗄 듯 말 듯, 발걸음을 옮길 듯 말 듯 단아하고 아련한 설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노골적 유혹, 가을 내장산의 화려한 아름다움과는 결이 다른 풍경이다.
휘날리는 눈발을 의연하게 맞고 서 있는 나무들과 아득하게 들리는 솔바람 소리, 하얀 솜을 뿌린 듯 피어난 눈꽃들...
우화정 지붕엔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 눈부시고, 은색의 이불로 덮인 산자락은 고요하다. 일주문에서 내장사에 이르는 단풍터널은 어떠한가! 108주의 단풍나무에 만발한 눈꽃이 단풍보다 더 고운 눈꽃터널을 연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바야흐로 눈의 나라, 설국···내장산의 겨울이 시작됐다.
뉴스웨이 우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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