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가치 10조원 하락···5곳 중 2곳 꼴 ‘자본 잠식’CEO스코어 분석···매출 37% 감소·당기순손실은 55배 폭증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35개 시장·준시장형 공기업 가운데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주요 경영지표를 공개한 15곳의 175개 해외법인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말 현재 취득가액은 총 28조5412억원으로, 4년 전보다 5조9947억원(26.6%) 늘었다.
그러나 장부가액은 4조1322억원(18.1%) 줄어든 18조6661억원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집계됐다. 취득가액은 증가했으나 장부가액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로, 사실상 그 격차에 해당하는 10조원의 혈세를 날린 셈이라고 CEO스코어는 지적했다.
같은 기간 이들 해외법인의 매출 총액도 16조7274억원에서 10조5212억원으로 37.1%나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368억원에서 2조172억원으로 55배나 폭증했고, 부채 총액도 34조858억원에서 59조26억원으로 73.7% 늘었다.
공기업별로는 석유공사의 경우 2016년 해외법인 취득가액이 4년전보다 1조3천635억원(10.8%) 늘었으나 장부가액은 5조8676억원(49.5%) 줄어 차액이 7조2311억원에 달했다.
한국가스공사(1조7604억원)와 한국광물자원공사(1조1313억원)도 1조원 이상을 날렸으며 ▲한국동서발전(1192억원) ▲한국남동발전(828억원) ▲한국수자원공사(142억원) ▲한국남부발전(131억원) 등도 해외법인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전력공사(2284억원)와 한국수력원자력(177억원), 한국전력기술(6600만원) 등 3곳은 같은 기간 해외법인 가치가 올랐다.
특히 조사대상 해외법인 175곳 가운데 무려 35곳(20.0%)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석유공사는 26개 해외법인 중 절반인 13곳이 자본잠식으로 나타나 가장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손실이 컸던 이유는 해외 자산을 매입할 때 경제성 평가를 정확하게 하지 못한 점과 함께 유가가 급락했다”며 “특히 공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해외유전을 개발할 때 수익성 외에 석유자급률 확보라는 정책적 이유도 고려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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