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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육정책’ 자랑한 文대통령이 불편한 이유

‘정부 보육정책’ 자랑한 文대통령이 불편한 이유

등록 2018.01.24 21:04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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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국공립어린이집 비율, 임기 말까지 40% 확대”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사립어린이집과의 공감대도 ‘필요’ 보육교사들의 처우개선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첩첩산중’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도봉구 소재 어린이집을 방문해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도봉구 소재 어린이집을 방문해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오늘 말씀을 듣고 보니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을 높여 국가책임보육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옳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한그루어린이집(국공립)을 방문해 언급한 발언의 일부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찾은 데는 ‘내 삶이 달라집니다’ 현장 일정과 연관이 깊다. 이는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 내용을 점검하는 청와대의 현장 방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공립어린이집 방문 역시 영유아 부모들이 체감하는 보육정책내용과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를 듣기 위함이다. 나아가 정부는 가정의 행복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보육을 강화해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공립어린이집을 방문해 ‘정부의 보육정책’이 바른길을 가고 있음을 장담했다. 여기에는 국공립어린이집에 영유아를 맡긴 부모들의 ‘국공립어린이집 칭찬’도 한 몫 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국공립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 비율을 (자신의) 임기 말까지 40%로 높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국공립어린이집 확대를 통한 보육의 질 향상’ 정책에 많은 이들은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보육정책’이 모두 다 옳았는지는 돌이켜봐야 할 문제다.

우선 국내 전체 어린이집에서 국공립어린이집이 차지하는 비율이 사립어린이집 비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공립어린이집의 수는 전국 2859개다. 이용 아동 비율은 12.1%에 불과하다. 반면 민간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은 51.4%, 가정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 22.6%, 사회복지법인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 6.8%, 직장내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 3.6% 순이다.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국공립어린이집을 만들거나 사립어린이집을 인수해야 한다. 즉 정부의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정책은 사립어린이집 관계자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사립어린이집에서는 지난해 12월 말 정부의 급제동식 ‘탄력보육 제한’으로 인해 혼란이 발생했다. 탄력보육은 보육교사가 1인당 아동 수를 규정보다 초과해 보육할 수 있는 제도다.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탄력보육 제한이 필요하다. 다만 그 과정이 갑작스럽게 진행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발언은 사립어린이집의 불안과 불만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립어린이집 관계자들을 설득시킬 대안이 절실하다는 얘기기도 하다. 더욱이 국공립어린이집 확대에 따른 사립어린이집의 피해 대책도 딱히 없는 실정이다.

나아가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들과 달리, 사립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국공립과 사립을 아울러 전체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처우 및 사회적대우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야 건강한 어린이집 직장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이러한 과제들이 매듭지어질 때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보육정책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 때 언급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발언과도 궤를 같이 한다.

한편 보육교사들의 처우는 국공립과 사립을 가리지 않고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2015년 당시 류은숙 정의당 전국여성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아동의 인권과 안전이 지켜지는 어린이집이란, 보육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보장된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다”며 “‘평가인증제’나 ‘CCTV를 통한 감시’만으로 보육현장의 불상사가 사라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어린이집 관계자들에 따르면, 2018년 올해에도 류은숙 위원장의 호소가 유효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한 국공립어린이집을 방문해 정부의 보육정책을 자랑한 것이 불편한 것도 이와 연관이 깊다.

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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