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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수혈’ KDB생명, 3년만에 외부 영입한 CEO가 실무경험 없는 학자

‘자금수혈’ KDB생명, 3년만에 외부 영입한 CEO가 실무경험 없는 학자

등록 2018.01.30 17:27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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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정재욱 세종대 교수 내정첫 과제 자본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

‘자금수혈’ KDB생명, 3년만에 외부 영입한 CEO가 실무경험 없는 학자 기사의 사진

대주주인 산업은행 출신 ‘낙하산 경영’에 실패한 KDB생명이 3년만에 외부 전문가인 정재욱 세종대 교수<사진>를 새 수장으로 맞이한다.

하지만 정 사장 내정자는 보험사 사외이사를 맡은 것이 실무경험의 전부인 이론 전문가여서 재무구조 개선과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정재욱 교수를 KDB생명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KDB생명은 지난 2015년 3월 조재홍 전 사장 퇴임 이후 3년만에 외부 전문가가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조 전 사장은 삼성생명 전무, 동부생명 사장 등을 거쳐 2012년 3월부터 3년간 KDB생명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지속적인 실적 부진과 재무건전성 악화로 연임에 실패한 안양수 현 사장은 대주주 산업은행 출신이다. 안 사장은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실장, 투자금융본부 부행장 등을 거쳐 2013년 3월 KDB생명에 부사장으로 합류했으며 2015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산업은행이 정 내정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낙점한 것은 보험에 대한 전문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은 결정이다. 오는 2021년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이에 따른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으로 어느 때 보다 보험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IFRS17 도입 등 규제 환경 변화로 정상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DB생명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의 경영실패로 내부 출신 인사를 내려 보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KDB생명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손익은 2016년 1~3분기(1~9월) 756억원 이익에서 지난해 동기 538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안 사장 취임 후 매년 하락해 지난해 12월 107%까지 떨어졌다. 2014년 12월 208.4%였던 RBC비율은 2015년 12월 178.5%, 2016년 12월 125.7%로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그러나 학자 출신의 정 내정자는 보험사 일선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어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 내정자는 한양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아주립대와 위스콘신대에서 각각 금융보험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보험개발원 등을 거쳐 현재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를 재직 중이다.

과거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하나HSBC생명(현 하나생명) 사외이사를 역임했지만, 보험사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해 전략을 짜거나 실행한 적은 없다.

정 내정자의 첫 과제는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참여한 3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가 완료돼 이달 현재 RBC비율이 150%대로 상승했다. 올 상반기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RBC비율은 200%까지 높일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경영정상화를 통해 생명보험사 인수·합병(M&A)시장에서 KDB생명을 매력적인 매물로 만들어야 한다. KDB생명이 다각도로 회생 방안을 모색하고 산업은행이 자금을 투입해 이를 지원하는 궁극적 목표는 새 주인을 찾는 것이다.

현재 생보사 M&A시장에는 이미 업계 5위 규모 ING생명이라는 최대어가 있어 경영정상화가 차질을 빚을 경우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정 내정자는 오는 2월 21일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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