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서 국민주로···액분 결정 당일 개인 7000억 순매수외인·기관은 ‘팔자’···실적 전망치 조정에 관망세 돌아선 듯
삼성전자는 지난 달 31일 장중 공시를 통해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주주 지위와 지분율에 변화를 주지 않고도 개인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게 ‘국민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높아 개인투자자들이 매입하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3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삼성전자의 주식은 주당 250만원대의 황제주에서 5만원대의 국민주로 탈바꿈된다.
삼성 측의 이같은 취지는 시장에 바로 먹혔다. 주가분할 소식이 전해지자 그동안 높은 주가에 부담을 느껴 참여를 꺼려왔던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삼성전자 주식 매수에 나섰다.
발표 당일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7028억38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2006년 이후 최대치다. 매도액을 제외하면 1조7783억2900만원 어치를 매수한 것으로 역시 역대 최대치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같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8%까지 올라섰다. 1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3213억94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투자들이 순매수로 돌아선 지난 30일부터 계산하면 개인투자자들은 3일간 삼성전자의 주식 약 1조1875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것이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가 상승률은 미비했다. 31일에는 0.20% 상승으로 마감했고 1일에는 -0.16% 하락했다. 공시날 외국인투자자들은 6149억7300만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투자자들은 113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1일에도 외국인 2156억2400만원, 기관 1121억4700만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외국인투자자들과 기관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은 그동안 오른 주가에 대한 차익실현을 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또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면서 주가 향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실제 일부 증권사들은 모바일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의 실적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이전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치를 60조5000억원을 종전보다 8.1%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325만원에서 310만원으로 내렸다.
유종우·김정화 연구원은 “모바일 수요 둔화로 올해 디스플레이패널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2000억원으로 36% 낮췄다”며 “스마트폰 가격 상승이 수요 부진 원이라고 보면 스마트폰 사업도 수익성 압박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스마트폰 수요 부진은 낸드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된다”며 “스마트폰 수요 부진의 영향이 어느정도 확인될 때까지 주가의 단기 모멘텀은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삼성전자에 대해 영업이익 증가 추세가 올 1분기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잠시 중단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330만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반적으로 계절적 비수기에 더해 원화 절상에서 오는 부정적 영향으로 전분기 15조2000억원에서 소폭 감소한 14조5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전분기와 유사한 반도체와 갤럭시 S9 출시를 앞둔 IM, 그리고 CE 부문의 영업이익 변동폭이 제한적인데 반해 DP(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이폰 물량 감소와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OLED 채용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큰 폭의 영업이익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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