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보호법 통과됐지만 ‘제도정착’은 미흡
감정노동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실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특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도록 업무상 요구되는 노동을 뜻한다. 그리고 금융업은 고객들에게 직접 금융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해야 하는 특성상 감정노동자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에 지난 2016년 금융업의 ‘고객응대직원(감정노동자)’ 보호를 의무화한 5개 금융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개정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유명무실하다.
당시 통과된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사는 고객응대직원이 폭언 또는 성희롱 등을 당할 때 해당 고객으로부터 분리, 업무담당자 교체, 치료 지원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제윤경의원실이 분석한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전체 금융사 68개 중 고객과의 분리 및 교체건수가 1건이라도 있던 회사는 16개사에 불과했다. 즉 금융사 5곳 중 4곳 이상에서 금융법 개정안을 적용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제윤경 의원이 다시 5개 금융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기도 하다.
제윤경 의원이 다시 발의한 금융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감정노동자보호에 관한 조항을 ▲고객의 폭언이나 폭행이 지속될 경우 해당 고객을 직원이 직접 응대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거나 질병 발생 시 금전적 지원 혹은 일시적 휴직 지원 등을 금융사가 제공하도록 개정하고자 했다. 또 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금융사의 감정노동자보호 안내를 의무화하고 ▲고충 직원에 대한 회사측의 인사상 불이익 금지 ▲직원을 보호하지 않은 금융사에 대한 과태료 부과기준 상향 등을 포함하는 내용을 담았다.
제윤경 의원은 “감정노동자보호제도가 도입·운영되고 있지만 형식적 운영으로 인해 현장에서 감정노동자들이 겪는 폭언·성희롱 등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며 “감정노동자보호제도는 법 개정만으로 실효성을 보기 어려운 만큼 금융당국이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제도 정착을 독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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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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