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집행유예···총수공백 사태 벗어나M&A 본격 재개···“미래성장동력 확보 시급”
5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의 항소심 선고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무죄 주장을 이어오던 삼성 측은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총수공백 장기화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구속되면서 삼성의 총수공백은 1년째 이어졌다.
삼성그룹 총수가 구속되면서 장기간 공백 상황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경영차질이 불가피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 역시 불미스러운 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적이 있지만 상황이 달랐다.
이병철 창업주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당시에는 장남인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 이 회장 등이 아버지를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었다.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던 때도 언제든 이 회장이 경영복귀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한발 늦은 대응으로 휴대전환 사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이 회장은 그룹 사장단의 요청에 따라 전격적으로 경영복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이 장기화되면서 삼성으로서는 이 부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할 카드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오너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역할 확대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삼성 내에서는 어불설성이라는 반응이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맡고 있는 사업 분야 외에는 다른 사업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 초유의 위기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공백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남에 따라 삼성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손발이 묶여 있던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재가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 전 세계 1위 전장업체 하만 인수합병(M&A)에 성공했지만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이렇다 할 M&A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애플·구글 등 삼성과 경쟁 관계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M&A를 통해 끊임없이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게 된다면 삼성도 멈춰 있던 M&A 시계를 서둘러 다시 돌릴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임기가 한정된 전문경영인이 대규모 M&A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면서 “삼성은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에 따라 M&A 시장에 다시 눈을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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