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국제사회와의 사전조율 필요평양방문 강행 시 한미일 관계에 ‘틈’ 생길수도북핵폐기 전제된 남북정상회담이 ‘바람직’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지난 10일 청와대를 예방하면서 남긴 방명록의 일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당시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 전달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또 김여정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얘기가 나온다. 그중 경직됐던 남북한의 분위기가 사그라지는 것 아니냐는 게 중론이다. 실제 북한에서도 우리나라를 배려하는 모습을 최근 선보였다. 북한은 지난 8일 건군절 70주년을 맞이해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을 6시간 지난 후 녹화중계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을 배려하는 모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은 시기만 미정일 뿐 확실하게 성사됐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기 전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3개국의 관계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미국․일본과 함께 강력한 방위태세를 구축하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대응했다. 나아가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일본도 포함됐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와의 사전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남북 정상회담 등 평양 방문을 진행한다면 굳건했던 한미일 관계에 이상징후가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미국과 일본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이 우리나라를 향해 보여주고 있는 ‘미소(微笑)외교’를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0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고립시킬 필요성에 한미일은 빛 샐 틈이 없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비슷한 맥락으로 언급했다.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도록 하는 것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방문 전 완수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 북한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와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로부터 확실하게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지난 8일 북한에서 진행된 건군절 행사가 이를 방증한다. 북한은 건군절 행사 때 우리나라를 위해 건군절 행사를 녹화중계했으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와 화성-15 미사일을 선보이며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도 수많은 걸림돌이 존재할 것이라는 얘기기도 하다. 야권에서도 이와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정권은 북핵폐기가 전제되지 않는 그 어떠한 회담도 북한의 위장평화공세에 넘어가 북핵 완성의 시간만 벌어주는 이적행위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핵폐기가 전제된 회담이라면 자유한국당은 적극적으로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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