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부터 창조혁신의 기업정신 강조아파트 후분양제 시도부터 첫 여성임원까지정규직 전환도 1000명 이상···파격 그자체보수 색채 강하고 민간반발도 우려···잘될까
13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각 사업 본부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은 박 사장이 LH의 새로운 시도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의 변화 혁신 의지는 신년사에도 이미 예고됐다. 그는 신년사에서 "창조혁신의 기업정신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LH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어제와 다르게 하는 것만으로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 국민에게 최고의 만족을 주는 브랜드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새로운 혁신 경영으로 영속 LH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담아 낸 것. 실제 그의 실험이 수면위로 등장하고 있다.
분양가 급등과 주택공급 축소 등을 이유로 민간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주택 후분양제 도입이 대표적인 예다. 이미 국토교통부가 공공부문 후분양제 도입 법제화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LH가 나서 사업을 주도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 실제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공주택을 공급해온 LH는 올해 후분양제 도입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H내부 보고서에서 "공공 부문의 선도적 역할을 위해 이미 후분양제 도입을 결정했다"라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우 LH 사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토부가 결정하면 당장에라도 후분양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사장이 직접 발언한 만큼 후분양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박 사장의 가보지 않은길 파격 시도는 인사조직 개편에서도 드러난다. 남성위주의 보수적인 LH가 출범한지 56년만에 첫 여성임원을 발탁한 것이다. 그가 장옥선 경영관리실장을 상임이사로 임용하는 등 여성 임원을 경영진에 배치하며 조직에 자극을 주고 있어서다. 더욱이 박 사장은 여성 관리자도 대거 발탁하고 있다. 박 사장 취임 이후 차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가 2배이상 늘어나는 등 쇄신을 거듭하고 있다. LH는 2022년까지 여성임원을 20%까지 높이는 여성관리자 임용 목표제를 적극 실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도 공기업으로서 이례적이다. 지난 1월 LH는 박 사장 주도하에 비정규직 직원 총 1291명이 정규직으로 임용했다. LH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 1379명과 청소·경비 등 파견·용역 근로자 1991명 등 총 3370명이었다. LH는 이 가운데 고정인력으로 쓸 수 있는 기간제 근로자 1379명의 90% 수준인 1200여명을 우선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이다.
박 사장의 파격 실험경영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여성임원 탄생이나 기간제 근로제 정규직화 등 야심차게 추진한 개편 등이 통합 LH의 제2 도약에 보약이될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LH내부 반발이나 민간업계의 반기 등 후폭풍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토부 출신인 박 사장도 후분양제에 익숙하지 않는데다가,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은 건설업계에서도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민간까지 확대 적용시 분양가가 오르고 주택공급 축소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LH가 공급하는 공공분양 물량이 연간 1만가구 안팎이어서 실효성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약 30만가구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LH분양가구수는 쥐꼬리에 불과하다.
여성 간부 전면 배치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화도 고민꺼리다. LH가 남성위주의 기업 문화가 강한데다가 정규직화는 비용이 적지 않게 들고 정규직 직원들의 위화감이나 상대적 불만 등 자리를 잡기 위해선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 관료출신의 박상우 사장이 또다시 LH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LH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합쳐진데다가 노조가 3개에 이르는 등 한목소리가 나지 않을 여지가 있어 박 사장이 경영 능력이 또다시 검증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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