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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의 인사코드 ‘여풍(女風)·탈(脫)원전’

백운규의 인사코드 ‘여풍(女風)·탈(脫)원전’

등록 2018.02.14 17:03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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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교섭실장에 유명희 임명···첫 여성 1급장관 비서관에 첫 여성 서기관 기용···금녀의 벽 허물어주요 산하 공기업 사장 물갈이···탈원전 드라이브 가속화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료들의 ‘인사 태풍’이 예상된다. 실장급(1급) 관료들이 인사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국장급, 과장급 인선에도 대거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백운규 장관은 최근 70년 만에 처음으로 1급에 여성 공무원을 발탁하는 등 유리천장 깬 인사로 주목받은 바 있다. 대표적인 ‘남초(男超) 부처’인 산업부의 오랜 관행을 과감히 깬만큼 이번에도 어떤 ‘파격인사’를 보여줄 지가 기대된다.

백 장관은 지난달 29일 통상교섭실장에 유명희(51) 전 통상정책국장을 임명했다. 1948년 상공부가 설립된 이래 산업부에서 70년 만에 처음으로 ‘공무원의 별’이라고 불리는 1급(고위 공무원 가급)에 여성이 발탁됐다.

유 실장은 ‘산업부 첫 여성 1급’, ‘통상협상의 야전사령관’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여성가족부나 교육부 등 사회부처가 아닌 경제부처에서 행시 출신 1급 여성 공무원이 탄생한 것을 극히 드문 사례다.

또 지난 1일자로 백운규 장관은 비서관에 김태희(39) 서기관을 임명했다. 장관 비서관은 장관의 일정과 장관실 회계 등 대내외적 업무를 담당하면서 장관의 손발 역할을 한다.

그간 정부 부처 장관들이 거의 남성들이 장악하다보니 장관비서관은 ‘금녀(禁女)의 영역’이라고 불릴 만큼 여성들의 진입이 제한돼 왔다. 백 장관은 이런 관행을 산업부 설립 70년 만에 과감히 깼다.

산업통상자원부 1급 인사는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산업부는 기획조정실장에 박진규 무역정책관을, 국가기술표준원장에는 허남용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을 임명하는 등 고위 관료 인사에 박차를 가한 상태다.

현재 산업부의 1급 관료는 9명이다. 내부에서는 최근 인사가 이뤄진 기획조정실장, 통상교섭실장, 국가기술표준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인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자는 게 백운규 산업부 장관의 의중으로 전해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백운규 장관은 관행적으로 남성 공무원이 맡아왔던 주요 업무에 여성을 기용하겠다는등 파격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형평인사 원칙에 맞게 합리적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 장관은 산업부 산하 전력 공공기관인 한국전력공사화 한국수력원자력의 수장 인선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과 한수원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한다. 백 장관은 지난해 11월 조환익 전 한국전력 사장, 이관섭 전 한수원 사장과 함께 영국과 체코를 방문해 원전수출에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백 장관은 2월 말 원전 수출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계획이지만 사업을 직접 진행할 한국전력과 한수원 수장이 모두 공석인 상황이라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한국전력과 한수원 수장 인선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정부 정책과 발 맞출 수 있는 코드인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6년 11월 한수원에 취임한 이관섭 사장은 임기가 아직 절반 이상 남은 상황에서 조기 사퇴를 결정한 이면에는 정부 에너지정책과 연관이 있다고 추측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탈원전에 반기를 든 것이 이번 사퇴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후문이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한지 약 반년 만에 핵심 전력공기업 수장들이 모두 교체됐다. 이에 한전과 한수원 신임 사장 자리에도 백 장관의 탈원전 정책과 발 맞출 수 있는 인물이 임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 장관은 지난해 9월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장과 간담회를 열고 국정철학을 공유했다"며 "함께 가실 수 있는 분들은 같이 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백운규 장관은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 “개인적으로 탈(脫)원전을 주장하는 분이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오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문한 ‘신임 한수원 사장으로 어떤 사람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답이다.

이는 한동안 불거졌던 탈원전 코드인사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원자력안전위원장에 강정민 천연자원보호위원회 선임 연구위원이 임명되면서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진바 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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