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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GM정상화 3대 원칙 공표···“실사 전 지원 없다”(종합)

정부, GM정상화 3대 원칙 공표···“실사 전 지원 없다”(종합)

등록 2018.02.22 18:05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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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책임·고통분담·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GM 제시정부, 공동 대응하되 산업부로 창구 일원화한다는 방침김동연 부총리 “통상적인 속도보다 실사를 빨리 진행”

정부, GM정상화 3대 원칙 공표···“실사 전 지원 없다”(종합) 기사의 사진

정부가 존폐의 기로에 선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또한 한국GM 문제와 관련 기재부와 산업부, 금융위원회가 공동 대응하되 발표하면 산업부로 창구를 일원화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현재 정부의 GM사태 컨트롤타워는 기획재정부가 맡고 있으며 GM과의 협상 주체는 산업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기자단 간담회에서 “원칙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한국GM 정상화를 위한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주주와 채권자, 노동조합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당장 어려움을 넘기는 응급처치가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이라는 3대 원칙에 따라 한국GM 정상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회동을 갖고 GM이 제시한 한국GM 회생을 위한 지원요구안을 놓고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GM은 한국GM의 회생을 위해 빌려준 3조2000억 원의 대출금을 주식 형태로 출자전환하겠다는 ‘자구안’을 우리 정부와 국회에 제시한 바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한국GM의 회생방안 마련을 위해 GM 측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원칙을 제시한 결과, GM측에서도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했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는 GM과의 협상에서 ‘대주주 책임론’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정부는 GM이 한국지엠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전에 GM에 감자와 출자전환을 요구할 방침이다. 대주주인 GM이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 증자 참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실 기업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에 앞서 대주주 감자와 출자전환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주주 주식의 감자를 통해 주식 수를 줄이면 그만큼 납입자본금이 줄어서 감자 차익이 발생한다.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쓰는 방식이다.

GM은 계열사를 통해 한국지엠 주식 3억1977만5649 주(76.96%)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주식을 15분의 1에서 20분의 1 수준으로 감자해야 할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GM의 출자 전환도 이뤄져야 한다.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은 대주주가 부실을 떠안는 방식이다. 한국지엠의 2016년 말 기준 총차입금은 2조9704억 원이다. 2017년에는 이보다 규모가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1조 원 이상은 GM이 출자전환으로 해소해야 정부가 유상증자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20일 엥글 GM 본사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GM이 한국GM에 빌려준 27억 달러를 해소하지 않으면 연간 2000억원씩 이자가 나가기 때문에 장사를 하나 마나”라고 발언하자 엥글 사장은 ‘출자전환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부는 주주와 채권자, 노동조합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을 통한 구조조정 원칙도 내세웠다. 현재 한국GM은 정부 지원이 있더라도 노조의 고통분담 없이는 한국GM의 본격적인 회생을 기대하기가 사실 어려운 구조다.

노사의 대립으로 올스톱된 임단협을 재개해 과도한 임금 및 비용부담을 낮춘다면 GM본사는 3월에 한국GM에 신차를 배정할 수 있다. 이후 GM본사가 유상증자 등을 통한 한국 투자계획을 밝히면, 정부도 지원규모를 확정하게 된다. 한국GM의 악화된 재무구조와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제하이다.

만약 GM이 임단협 인건비 조정 실패해 신차 생산계획 불투명해지면 GM의 신규투자도 불확실해지게 된다. 그러면 정부는 지원 불가방침을 내세울 수 있고 부평 및 창원공장도 가동 중단 순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한국GM에 대한 실사결과를 토대로 미 GM본사의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정했다.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문제라서 정부도 최대한 근거 자료를 확보한 뒤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20일 중견기업연합회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보고 판단해야 하고, 실사도 선행돼야 한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긴밀하게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GM의 쇠락을 불러온 GM의 경영부실은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되, 추후 유사 상황을 막는 견제장치를 마련한다는 전제하에 신규 투자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약 2조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6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높은 매출 원가와 차입에 대한 이자 문제, 그리고 불합리한 GM본사에 대한 업무 지원비 등 여러 가지 경영의 불투명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지엠의 재무제표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상증자와 같은 신규 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이전가격, 매출원가 등의 경영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GM은 그동안 회사 기밀이라는 이유로 해당 정보를 산은에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한국GM에 대한 지원에 앞서 면밀한 실사가 우선돼야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날 한국GM 실사를 삼일회계법인에 맡기기로 하고 실사 시기 및 범위 등을 GM과 협의해 이번 주 중 확정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GM 측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실사를 받는 것에 대해 생각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그는 “GM은 ‘실사를 성실히 받겠다, 빨리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며 “신차배정은 3월까지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GM 측은 부평공장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를, 창원공장에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다목적차량·CUV) 신차를 배정해 한국에서 연간 50만대가량의 생산량을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통상적인 속도보다 실사를 빨리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부의 입장을 정하기 위해서는 실사가 전제돼야 하며, 실사 없이 결정 내리는 자체가 근거가 약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부총리는 현재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팀이 공동으로 대응하면서 산업부가 협상에 대한 발표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전하고 "원칙과 역할분담에 따라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2대 주주로서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며 "GM에 대해 굉장히 많은 관심이 몰리다보니 다소의 복잡함과 혼란이 아주 없지 않은데,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날 한국GM에 대한 28억 달러 상당의 신규 투자에는 조건부로 참여하되 27억 달러 상당의 출자전환 참여 요청은 거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GM은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산은에 지분 비율 만큼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산은의 지분율 17%를 감안하면 원화로 약 5000억 원 규모다.

다만 GM이 제시한 28억달러 상당의 신규 투자 계획에는 장기투자 약속과 경영 견제장치 등 안전장치가 충족된다면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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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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