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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팀, 한국GM 놓고 ‘자중지란’

대한민국 경제팀, 한국GM 놓고 ‘자중지란’

등록 2018.02.26 14:06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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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혼선···산업부 보다 기재부에 집중산업부, 외투지역 지정···주된 금융업무 금융위가전문가들 “기재부나 청와대로 옮겨야” 목소리

이인호 산업부 차관,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이인호 산업부 차관,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한국GM 문제와 관련해 정부 부처 내 혼선이 커지고 있다. 본격적인 실사(實査)를 앞둔 상황에서도 정부 내 컨트롤타워가 불분명하고, 부처 간에 공조가 잘 안 되는 ‘엇박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무부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전반적 상황을 리드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구조조정 권한과 협상 정보는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에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GM 사태를 처음 외부에 드러낸 것도 산업부 대신 기재부였다.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이 1월 중순 GM 측 배리 엥글 사장을 만났다고 인정했고 당시 김동연 부총리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GM에 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정부 부처들은 각자 행보를 보였다. 주무부처와 관련한 정부 내 혼선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장면은 지난 21∼22일 정부 관계자와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면담 때였다.

산업부는 주무부처임에도 21일 산업은행, 22일 오전 기재부에 이어 맨 뒤인 22일 오후에 엥글 사장과 면담 순서가 잡혔다.

특히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장면은 GM과 산업부의 면담이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협의 결과를 먼저 언론에 브리핑한 것이다.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3대 원칙 등 핵심 내용을 설명했다.

산업부도 이날 면담 후 정부 합동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이 자료에는 3대 원칙 부분 외에는 추가로 담긴 부분이 거의 없었다.

GM 구조조정 작업과 관련한 산업부의 정부 내 위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부처 간 ‘엇박자’는 산업부가 GM 구조조정 주무부처라는 타이틀을 달 때부터 구조적으로 터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GM은 정부에 유상증자 참여, 자금 지원, 담보 제공,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등 4가지 사항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가운데 산업부 소관은 외국인투자지역 지정밖에 없는 실정이다.

반면 금융위 소관인 산업은행은 GM의 주요 주주이자 앞으로 진행될 출자전환, 신규대출 등 금융업무 협상을 모두 맡게 된다.

정부가 구조조정 주무 부처를 금융위원회 대신 산업부로 정한 것은 2016년 조선·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 논리로 기업에 칼을 댔다 산업경쟁력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일면서다

하지만 이번 GM 사태에서 이 같은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핵심 수단인 세제나 자금 지원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산업부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사실상 없다”고 호소했다.

정부 관계자에 의하면 김 부총리가 GM 주무부처를 산업부에서 금융위로 옮기는 게 낫겠다는 판단 하에 이관 방안을 검토해왔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김 부총리의 부처 교체 아이디어에 뜻밖에 최 위원장이 ‘수비수’로 나서며 논란을 일단락했다. 최 위원장은 20일 구조조정 현안을 점검하는 회의에서 “구조조정에서 금융과 더불어 산업적 측면을 보기 위해 주무부처를 산업부로 옮겼는데 위기가 발생했다고 다시 원상 복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웠다고 전해졌다.

이에 김 부총리는 결국 “주무부처는 산업부로 유지하되 주요 안건에 대해 부처 간 협의를 강화한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전문가들은 경제 충격이 큰 구조조정은 청와대가 중심을 잡고 기획재정부가 금융위, 산업부와 협의해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구조조정에는 조세와 금융이 핵심인데 산업부에는 이에 관여할 수단이 아예 없다”며 “산업논리가 필요하다면 김동연 부총리가 금융위와 산업부 업무를 총괄해서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지금은 GM 사태가 상당히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기재부를 넘어 청와대가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로 전반적인 상황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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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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