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약정 체결 희박···법정관리行 유력금타 노조 “해외매각 철회 없인 협상불가”産銀, 대우·GM·금호 연이은 악재에 고민↑“해외매각·법정관리 정답 아냐”···향방 촉각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 신청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금호타이어는 이날까지 노조와 경영정상화 방안을 합의하고 채권단과 MOU를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느닷없이 불거진 해외 매각설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를 택할 공산이 커졌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외부자본 유치로 가닥을 잡은 지난달 회의에서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를 올해말까지 연장키로 하는 한편 한 달 내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만기 연장 효력이 상실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채권 만기 연장이 중지되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는 최근 더블스타로의 매각설이 다시 흘러나오자 회사를 해외로 넘기느니 차라리 법정관리가 더 낫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약정서 체결 시한인 이날 오후 늦게까지라도 노조와 타협점을 찾겠다는 방침이지만 향방은 안갯속이다.
결과를 기다리는 산업은행 측도 속이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한국GM 사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산은으로서는 금호타이어의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한 처지다. 호남 경제의 한 축인 한국GM 군산공장이 5월말 폐쇄를 눈앞에 둔 만큼 지역 경제에 미칠 타격을 최소화하려면 금호타이어라도 되돌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산업은행은 한국GM 실사와 관련해 앞으로 펼쳐질 GM과의 수싸움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도 금호타이어 등 산적한 현안을 하나씩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산은은 연초부터 ‘대우건설 매각 실패’를 비롯해 주요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 가운데 금호타이어 이슈까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국GM 등 현안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조가 좀처럼 뜻을 꺾지 않으면서 산업은행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가 됐다. 시장에서 제기된 것처럼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로 매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부 유출이라는 국민 정서를 건드림으로써 논란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어서다. 더욱이 이미 GM 사태로 해외 매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다시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것은 산은이 스스로 불길에 뛰어드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채권단 주도의 법정관리가 대안일 수는 없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회생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채권단도 채무재조정에 따른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이사회 결과를 본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법정관리를 택할 경우 득보다 실이 더 많은 만큼 산은 측이 강경한 태도로 일관할지는 미지수다. 해외 매각 방침 등에서 한 발 물러서며 노조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일단 산업은행 측은 “금호타이어가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모든 이해당사자의 고통 분담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경쟁사 대비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건비 등 비용절감을 포함한 노조의 자구계획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며 외부자본 유치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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