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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렸다 죽였다’ 온탕-냉탕···성동조선 ‘희망고문’ 배경은

‘살렸다 죽였다’ 온탕-냉탕···성동조선 ‘희망고문’ 배경은

등록 2018.03.07 16:06

수정 2018.03.07 17:37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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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이냐, 청산이냐’ 갈림길에 성동조선 운명 8일 결정회생에 무게 관측됐으나 혈세 낭비 여론에 다시 후퇴 결국 법정관리 갈 것이란 예상··· STX는 정상화 전망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정부가 성동조선해양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한때 성동조선 까지 살릴 듯한 액션을 취하더니 결국 법정관리로
돌아서는모습이다. 청산이냐 회생이냐 성동조선해양의 생사를 가를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여태껏 희망고문을 해온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8일 오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삼정KPMG는 작년말부터 성동조선과 STX조선에 대한 2차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EY한영회계법인이 실시한 1차 컨설팅 결과, 성동조선은 청산가치가 7000억원으로 계속기업 가치 2000억원보다 세 배나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정부는 금융 논리 외에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 한다며 기회를 한번 더 줬다. 지난해 말 회계법인인 삼정KPMG에 2차 컨설팅을 진행했다. ‘1차 컨설팅’이 재무 중심이었다면 ‘2차 컨설팅’은 산업적 측면에서 이뤄졌다.

그러면서 성동조선의 기능을 조정한 뒤 회생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수리조선소나 블록공장으로 기능을 조정해 현금 흐름을 개선한다는 방안이다.

성동조선이 회생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주채권단인 수출입은행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수은은 2010년 채권단자율협약 이후 출자전환을 포함해 총 4조원 넘게 쏟아 부었다. 하지만 2016년 성동조선의 결손금은 3조원이 넘었다.

수은은 작년 1차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성동조선이 ‘자력생존이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2차 컨설팅을 통해 추가지원을 요구하면 추가 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다.

2차 컨설팅에 따라 성동조선을 수리조선소로 바꾸려면 1000억원의 투자가 더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부실 기업에 또 혈세를 투입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좀비 기업’에 혈세를 퍼붓는다는 비판 여론이 일면서 정부가 다시 마음을 바꿨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7일 한 매체에 따르면 성동조선을 법정관리에 넣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성동조선을 법정관리에 넣는 쪽으로 기본 방향을 잡았다”며 “다만 부처 간에 이견이 조금 남아 있기 때문에 세부 내용은 내일 회의에서 최종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정관리는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회생 가능성이 보일 경우 법원의 결정에 따라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성동조선을 당장 파산시키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이는 채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에 나서는 형태로 기업회생을 추진하는 일명 ‘P플랜’(프리패키지든 플랜)도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동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법원이 실사를 진행하고 회생계획안을 짜게 된다. 채권단은 다만, 성동조선을 수리조선소나 블록공장으로 기능을 조정하는 2차 컨설팅 내용을 회생계획안에 포함시켜달라고 법원에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자금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이렇게 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기능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럼에도 향후 성동조선이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나면 결국 청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성동조선의 운명은 정부가 쥐고 있는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는 “현재 중견조선사에 대한 컨설팅이 진행중”이라며 “성동과 STX조선 처리방안에 대해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성동조선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STX는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STX조선은 현재 수주잔량이 16척이다. 내년 3분기까지 일감이 남아 있어 앞으로 계속 수주할 수 있으면 조선소로서 위상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이번 2차 외부컨설팅 이전에 채권단은 이미 STX조선을 살리기로 하고 STX조선이 발주한 선박에 선수금지급보증(RG)을 내줬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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