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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출소 효과···30兆 투자·글로벌 경영 정상화

이재용 부회장 출소 효과···30兆 투자·글로벌 경영 정상화

등록 2018.03.27 15:07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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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 30조 투자 결정2년간 적체된 금융계열사 인사···불확실성 해소석방 45일만에 유럽행··· 글로벌 네트워크 복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웨이DB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웨이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침묵을 깨고 유럽행 출장 길에 오르면서 그동안 꽉 막혔던 삼성전자의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국내에서의 경영 복귀 시점은 명확하지 않지만 글로벌 활동을 시작으로 경영 정상화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이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지난 22일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M&A(인수합병)와 다양한 협력 관계가 회복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 불확실성 제거···투자‧인사 정상화 = 지난달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 금융 계열사 등은 총수 부재로 인한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신규 투자 규모를 결정 짓지 못하다가 이 부회장 출소 직후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 투자 등 굵직한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약 30조원을 투자해 제2생산라인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소 이후 빠른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옥중 경영구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총 43조4000억원의 시설투자가 이루어졌지만 신규 투자는 제한적이었고 올해 초까지 신규 투자 규모도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었다.

평택 반도체 공장 추가 건설은 최근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근 반도체 호황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는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계열사들의 인사 적체도 해소됐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이 부회장 출소 이후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순차적으로 단행했다. 2016년과 2017년 말 연속으로 정기 임원 인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삼성금융계열사들은 불필요한 잡음과 경쟁 분위기 등으로 혼란을 겪기도 했다.

올해 인사에서 예년 수준의 승진이 이루어지며 그동안 인사 지연에 따른 부작용이 상당 부분 해소 됐다는 평가다.

당시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풀려나면서 삼성 금융계열사 인사에 속도가 붙은 것은 사실”이라며 “조직 내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국내 경영에 복귀하는 시점은 아직 미지수다. 대법원 상고심 판결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2일 유럽행 출장을 첫 일정으로 삼은 것도 국내 복귀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정농단 관련 사태에 연루된 다른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고 최근 삼성 관련한 이슈가 논란이 되면서 최종 판결까지는 몸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막후에서 경영 현안을 챙기며 M&A, 신규 투자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최신혜 기자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최신혜 기자

◇글로벌 네트워크 정상화 기대 =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입사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 다지기에 공을 들여 왔다. 고객사와의 유대관계 강화와 경쟁사와의 관계 조정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스마트폰은 물론 디스플레이, 반도체 사업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삼성을 대표해 정부 관계자 및 글로벌 기업,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남을 이어왔다. 구속 되기 전인 2016년 활동을 보면 보아오포럼(3월), 엑소르 이사회(5월) 등 주요 행사에 참석한 것은 물론 리커창 중국 총리(3월), 인도 모디 총리(9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9월) 등과 만나며 바쁜 한해를 보냈다. 2014년과 2015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 네트워크를 다지는데 공을 들였는데, 이 부회장의 노력으로 국내 기업인 가운데 중국 내 가장 넓은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에 4년 연속 참석하며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친분을 쌓았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국정농단 사태 재판을 받으며 이들과의 만남이 사실상 중단된데다 맡고 있던 자리를 내놓는 등 타격을 입었다. 보아오 포럼 사무국 상임이사직뿐 아니라 이탈리아 자동차업체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직에서도 5년만에 물러났다.

재계에서는 전문경영인들이 정부 관계자, 기업 CEO와의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공백이 삼성전자에는 큰 손실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유럽행 출장은 그동안 단절됐던 해외 고객사 네트워크 회복 등 글로벌 경영의 물꼬를 트는 상징성이 강해 보인다. 이 부회장이 2016년 성사시킨 하만 인수와 같은 대규모 M&A에도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민간 외교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복구가 경영 복귀의 신호탄이인 셈”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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