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폐비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혼란을 겪었던 시민들은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인데요.
이처럼 지금은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된 폐비닐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버려진 비닐을 고체연료, 기름과 같은 에너지원으로 재생산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발전소·공장 등에서의 이용이 확산된 것.
이렇듯 폐비닐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환경 및 고유가 문제를 모두 극복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 원료로 여겨졌는데요.
하지만 수거되는 모든 폐비닐을 에너지원으로 재가공할 수는 없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불순물이 섞여있는 등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은 폐비닐은 처리 비용이 20~30% 추가돼 그대로 폐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폐비닐을 폐기하는 과정에서도 비용 부담이 발생, 업체는 만만치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했는데요. 게다가 최근 몇 년은 국제유가가 하락해 폐비닐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 자체가 손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국내 처리가 어려워진 폐비닐은 해외, 특히 중국으로 많이 수출됐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7월 중국이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폐자원 수입 규제 계획을 밝혀 상황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는데요.
중국의 규제 이후 국내에서는 폐비닐, 폐플라스틱 수출량이 무려 94%나 감소했습니다. 수출 길이 막히자 해결책을 찾지 못한 국내 업체들이 수익성이 없는 폐비닐의 수거를 거부하는 이번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이지요.
대응이 다소 늦은 건 사실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환경부는 재활용 업체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일회용 제품 사용을 줄이는 장기 대책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난 폐자원 문제를 이런 규제와 대책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겠지요. 가급적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되 분리수거를 더욱 꼼꼼히 하는 소비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 기억해야겠습니다.
뉴스웨이 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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