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기회장에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청와대 파견’ 이창호 부행장 중용한 농협금융이번에도 ‘친정부·호남 출신’ 인사에 힘실어줘 “농협중앙회장 의중 반영된 결과” 관측 ‘솔솔’
19일 농협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이날 회의를 열고 김광수 전 원장을 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최종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당초 임추위는 지난 16일 3명의 후보군을 추렸지만 김용환 현 회장과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이 면접을 거절하면서 김 전 원장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만장일치로 그를 후보에 선정했다. 김광수 회장 내정자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이달말부터 2020년까지 2년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눈여겨 볼 대목은 김 내정자가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1956년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난 그는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근무했고 재정경제부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공약 이행작업을 맡아보면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증권거래소 이사장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호남 출신인 만큼 장하성 정책실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도 친분이 두텁다는 후문이다.
외부에서 김 내정자의 발탁을 조심스럽게 점쳐온 배경도 이러한 경력과 관련이 깊다. 이명박 정부 시절 수출입은행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시절 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한 김용환 현 회장과 상반된 행보를 걸어왔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임추위의 이번 결정에는 김병원 중앙회장의 뜻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원 중앙회장이 정부와 가까운 김 내정자의 성향을 눈여겨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농협금융은 지난해 정기인사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농어촌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됐던 당시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본부장을 농협은행 부행장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 부행장 역시 친정부 인사로 지목되면서 중앙회 차원에서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기도 했다.
물론 농협금융 측은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로 독립적인 지위를 확보해 그룹 인사에 농협중앙회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중앙회의 100% 자회사인 만큼 의견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김병원 중앙회장과 돈독한 이대훈 행장이 농협은행을 이끌고 있는 게 이를 방증한다는 평이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소통형 리더로서 친화력과 인적네트워크가 탁월하며 농협 문화와 조직, 농협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면서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농협중앙회와 보조를 맞추며 농협금융을 도약시킬 적임자라 평가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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