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해소로 계열사 부담 줄여계열분리 통해 사업포트톨리오 정리GS 계열분리로 동업관계 유종의 미
외환위기와 같은 위기 상황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열사간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로 인해 한 기업의 어려움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는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외자유치와 기업공개를 통한 재무구조개선에 이어 단계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초체력을 다진 LG는 1999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작업에 들어갔다.
국내 대기업집단이 적은 자본으로도 소위 문어발식 확장을 할 수 있었던 순환 및 상호출자 구조의 고리를 끊고, 지분을 출자했다는 이유로 사업적으로 무관한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부담을 없앤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 계획을 밝힌 것이다.
구 회장은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한 후 CEO들과의 릴레이 미팅에서 “앞으로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책임경영으로 자기 사업에만 매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미래 경영환경에 대한 선견지명은 중장기적으로 LG가 공고한 지주회사 체제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편 구 회장은 외환위기 후인 1999년부터 경영시스템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선제적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1999년 LG화재를 시작으로 2000년 LG벤처투자, 2000년 아워홈, 2003년 LS그룹, 2005년 GS그룹, 2007년 LG패션 등을 차례로 계열분리하면서 보험업과 전선·정유·건설·유통 등의 사업분야를 정리했다.
특히 2005년 1월27일 구 회장은 허씨가와의 계열분리를 일체의 잡음이나 분란 없이 단행했다.
이에 따라 창업 1세대인 구인회 LG 창업주와 허만정 GS 창업주에서 시작해 2세대인 구자경 LG 명예회장과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 구본무 LG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에 이르기까지 57년간 3대에 걸쳐 유지되어 온 구씨·허씨의 동업관계는 ‘아름다운 이별’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었다.
구 회장은 GS그룹 출범식에도 직접 참석해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GS는 한 가족으로 지내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함께 이겨내고 우뚝 설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LG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일등 기업을 향한 좋은 동반자가 되어 달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국내 경영학계에서는 두 가문의 60년 가까운 성공적 동업관계에 대해 한국기업사에서는 보기 드문 성공한 동업스토리로 남게 될 것이라며 ‘국제 경영학계의 연구 대상’이라고까지 평가하기도 했다.
계열분리 전까지 구 회장은 중요사항을 항상 허창수 회장과 자리를 같이해 보고 받는 등 동업자로서 허 회장을 예우하는데 소홀함이 없었다.
허 회장도 구 회장이 참석하는 그룹행사는 물론 국내외 산업현장 방문 시 항상 한 발짝 뒤에서 동행하며 구 회장을 돋보이게 하는 배려심을 잊지 않았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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