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사인 창업투자회사가 벤처펀드 통해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지분 보유엘비, LG그룹 모태의 창업투자회사메가스터디 계열 창투사는 엑시트
24일 오후 3시30분 장 마감 기준 엘비세미콘은 전일 대비 810원(30.00%) 급등한 3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엘비세미콘은 반도체 칩과 패키지 설계 등을 영위하는 부품회사다. 이날 갑자기 주가가 급등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는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때문이다.
엘비세미콘은 관계사인 엘비인베스트먼트(구 LG창업투자)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의 주주라는 이유로 주목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엘비인베스트먼트는 ‘엘비 제2호 2017 사모투자 합자회사’ 등을 통해 빅히트의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빅히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엘비 제2호 2017 사모투자’는 6.08%, ‘KoFC-LB Pioneer Champ 2011-4호 투자조합’은 2.14%, ‘LB Global-China Expansion Fund’는 8.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엘비인베스트먼트의 감사보고서를 훑어보면 지난해 말 기준 KoFC-LB Pioneer Champ 2011-4호 투자조합에 대해 5.03%의 지분을, LB Global-China Expansion Fund에 대해 3.07%의 지분을 출자한 것으로 나와있다. 또 엘비 제2호 2017 사모투자는 엘비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7월 7일 결성한 사모투자 합자회사다.
최근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부문을 수상하면서 2년 연속 빌보드 어워드를 수상했다. 최근 발매한 국내 정규 3집도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빅히트는 이 인기를 바탕으로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특히 엘비인베스트먼트가 LG그룹과 연이 닿아 있다는 점도 주목 받고 있다. 엘비인베스트먼트 1996년 7월 중소기업창업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LG그룹의 계열 창업투자회사였다. 그러던 중 2000년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자두 LG인베스트먼트 회장이 LG그룹에서 떨어져나오면서 이 창업투자회사를 맡았다. 엘비는 현재 LG그룹과 완전히 계열분리가 된 회사이기는 하지만 모태는 LG그룹에 있는 셈이다.
현재 엘비인베스트먼트를 100% 지배하고 있는 엘비의 최대주주는 구자두 회장의 장남인 구본천 엘비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사장이다. 구본천 사장은 최근 작고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현재 엘비의 지분은 구 사장(28.27%)과 그의 동생인 구본완 LB휴넷 대표(6.65%), 그 아들인 구상모씨(10.77%), 조카 구인모씨(7.39%), 배우자인 이성은씨(5.99%)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엘비세미콘 역시 이들을 비롯한 구 사장의 친인척들이 보유한 지분이 37%가 넘는다.
이날 엘비세미콘과 함께 상한가를 기록한 메가엠디 역시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이유에서였다.
메가엠디는 메가스터디의 자회사로, 메가스터디 최대주주인 손주은 메가스터디 이사회 의장이 이 회사의 경영자문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메가스터디의 또 다른 계열사인 창업투자회사 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가 최근까지 빅히트의 주요주주였다는 것이 메가엠디의 투자포인트로 작용했다. 다만 메가엠디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과 달리 메가스터디의 주가는 이날 5.46% 오르는 데 그쳤다.
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말 기준 에스브이M&A1호투자조합, 2011 KIF-SV IT 전문투자조합, 충청북도-SVVC경제특별도펀드2호 등 벤처펀드를 통해 빅히트의 지분 8.31%를 보유했다. 그러나 지난달 넷마블게임즈가 빅히트의 지분을 취득할 당시 전량 엑시트(투자 회수)를 단행해 현재는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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