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희성그룹서 자금 투입 받아최병민 회장, 2016년 구광모 상무에LG 35만주 증여···지배력 강화 도와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깨끗한 나라는 21일 오후 3시30분 장 마감 기준 전일 대비 29.96% 오른 7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깨끗한나라우 역시 29.98% 상승한 3만2950원을 기록했다. 두 종목 모두 이틀 연속 상한가다.
깨끗한나라는 구 상무의 고모부인 최병민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로 LG그룹과 사돈지간이다. 최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딸인 구미정 씨와 결혼했다. 구미정 씨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특히 최병민 회장은 구 상무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2016년 말 구 상무에게 LG 지분 35만주를 증여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12차례에 걸쳐 LG그룹 지주사인 LG의 주식 129만1594주를 장내 매수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취득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총 816억원을 들여 지분을 사들인 것이다.
이전까지는 LG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던 최 회장이 사재를 털어 LG 주식을 사들인 것은 구 상무에게 증여하기 위해서였다. 최 회장은 사들인 지분 중 70만주를 구 상무와 그 동생 구연경 씨에게 2016년 12월 35만주씩 증여했다. 깨끗한나라가 어려움을 겪던 시절 희성그룹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만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자녀들에게 증여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지분을 매수한 것이라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깨끗한나라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동안 당기순손실을 이어갈 정도로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했다. 당시 희성그룹은 주력회사인 희성전자를 통해 깨끗한나라의 경영 정상화를 도왔다. 희성전자는 2009년 최병민 회장으로부터 깨끗한나라 지분 499만2720주와 경영권을 약 160억원에 넘겨 받았다. 같은해 4월에는 깨끗한나라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622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지분율을 총 70.75%까지 끌어올렸다. 희성그룹의 자금 투입에 힘입어 깨끗한나라는 2010년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희성전자는 이후 2014년 깨끗한나라 주식 1166만주를 최병민 회장의 세 자녀에게 팔았고 경영권도 함께 넘겼다. 최 회장은 2015년 다시 깨끗한 나라 대표이사에 올랐다.
희성전자는 현재 깨끗한나라의 지분 28.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희성그룹의 구본능 회장은 LG그룹 후계자인 구 상무의 친부다.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 상무가 승계를 위해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양자로 2004년 입적했다. 결국 최 회장은 어려웠을 시절 도움을 줬던 구본능 회장의 친아들에게 수백억원의 주식을 증여한 셈이다.
구 상무는 최 회장으로부터 35만주를 증여 받으면서 LG 보유 지분을 1075만9715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6.24%다.
최근 깨끗한나라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 상무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과 밀접한 회사인데다, 깨끗한나라 오너가 구 상무의 승계 과정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정도로 긴밀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다만 깨끗한나라의 재무상황은 최근 다시 악화하고 있다.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한 2014년 당기순이익은 26억원이었으나 2015년 다시 적자 전환해 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흑자전환해 76억원의 순이익을 봤으나 지난해 또 적자 전환했고 순손실 규모도 22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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