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 부회장, 그룹 경영전략회의서 손 뗀다

구본준 (주)LG 부회장. 사진=LG 제공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LG그룹의 경영전략회의에서 사실상 손을 떼면서 독립경영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LG그룹 경영전략회의 주재 권한은 지주회사 ㈜LG의 대표인 하현회 부회장이 맡는다.

5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의 경영 전략 수립회의인 ‘사업보고회’의 주재 권한이 최근 구본준 부회장에서 하현회 부회장에게로 넘어 왔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고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사업보고회를 주재해 왔다.

LG그룹은 지난 4일 LG전자를 시작으로 계열사들의 중장기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사업보고회’를 진행하는데 이 회의를 하 부회장이 주재하고 있다. ㈜LG 임원과 LG 계열사 임원들이 함께 하는 사업보고회는 매년 6월과 11월에 연다.

재계 안팎에서는 구 부회장이 사업보고회 주재 권한을 하 부회장에게 넘긴 것을 LG그룹의 4세 경영 승계와 연관이 깊다고 보고 있다.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 LG그룹이 고 구본무 회장의 아들이자 4세 후계자인 구광모 LG전자 상무 중심으로 경영 구도를 재편하고 있는 만큼 구 부회장이 원활한 경영권 승계 추진을 위해 물러나는 셈이다.

다만 구광모 상무는 아직까지 LG전자 소속 임원이기 때문에 이번 6월 사업보고회에는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LG가의 형제들은 세대별 장자가 LG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으면 그 아래의 동생 경영자들이 그룹의 사업을 일부 분리하면서 LG 경영에서 손을 떼 왔다. 이를 통해 LS그룹, LIG그룹, LF그룹 등 방계 그룹이 순서대로 LG그룹과 계열분리를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