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점심 자리에서 만난 한 건설 업계 관계자가 볼멘 소리를 쏟아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1년을 맞아 ‘집값 안정’ 측면에선 어느정도 합격점을 받아 들었으나 건설 업계와 쌓은 담을 쉽게 허물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도 그럴것이 김 장관이 취임한 지 벌써 1년이 됐지만, 건설 업계와 만난 것은 취임 98일만인 지난해 9월 단 1번뿐이었다. 그마저도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기 보다 정부 정책에 대해 잘 따라오라고 만든 자리로 보였다고 업계에선 토로한다.
전임자인 강호인 전 장관이 취임 2주 만에 조찬 간담회를 진행해 건설업계 애로 사항을 가감 없이 청취한 데 이어 바로 다음주 건설업계 대표와 만남을 가지고, 권도엽 전 장관이 취임 3주 만에 25개 건설 업계 대표와 회동을 했던 점만 감안해도 확연히 비교되는 행보다.
무엇보다 최근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법안은 입법예고도 형식적으로 최소한의 기간만 주고 시행해버리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면 또 그 부작용을 규제로 막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업계에선 지적한다. 시장과 업계의 최소한의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고 정책을 직행해버려서다.
그러나 특히 김 장관은 정통 정치인 출신으로 국토·교통과 관련된 이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업계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 국토·교통 전문가인 차관 및 공무원 80여명과 그들의 보고로써 업계 전반을 다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건설사들의 의견이 전부 맞다는 말도, 요구를 모두 수용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한 국가의 국토와 교통을 아우르는 총 책임자로서 업계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이가운데 정부와 시장과 업계가 모두 상생하는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최근 집값 안정화를 위한 정부 고강도 규제로 주택시장 침체와 건설경기 악화에 대한 업계의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주택·건설경기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도 악화일로다.
김 장관이 집값 안정에 성공했다고 자평한다면 이젠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건설 업계와의 상생 방안도 국토부 장관 주도의 적극적인 협의와 합의를 통해 이끌어 낼 수 있길 바란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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