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발언 이후 영등포와 용산 일대의 집값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규제로 간신히 서울 집값 안정을 잡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박원순 시장의 개발 계획에 제동을 걸었고 이후 박원순 시장은 여의도 개발이 서울 맨해튼 구상이라며 개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공시지가 결정권 이양도 요구하고 있다.
김현미 장관이 제동을 건 가장 큰 이유는 용산과 여의도 일대의 집값 상승이다. 물론 집값 상승이 박원순 시장의 발언으로 기대감이 높아져 상승했다는 논리가 맞는다고 치더라도 단순히 집값을 잡겠다며 서울시의 고위 권한으로 있는 도시계획까지 제동을 건다는 건 ‘오버 액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박원순 시장 또한 현재 차기대선 유력 후보자로서 서울에 부동산 개발 업적이라는 한 획을 긋고 싶어 하는 모양새이지만 서울 부동산 시장의 파급력을 고려해 더 신중하고 면밀히 다가갔어야 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두 사람의 행보를 두고 김현미 장관과 박원순 시장의 공방이 도시계획을 둘러싼 정치적 다툼이나 주도권 경쟁 구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보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키’를 쥐고 있다. 파워가 강한 두 사람이 맞붙었기에 시장의 눈이 두 사람의 입으로 향하고 있다. 다만 결국은 여의도와 용산 일대의 실제 주거민이자 서울시민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집값이 뛰건 하락하건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것은 주거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와 용산 재개발계획을 임기 내에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일대 주거민들이 원하는 방식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시의 도시계획을 두고 우려를 나타냈다. 여의도 도시계획은 용도지역 변경을 통한 용적률 완화를 전제로 하는데 여의도는 아파트가 주거·상업지역에 뒤섞여 들어서 있는 지역이라 건축주인 아파트 소유자의 수용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실제 주거민들의 의견이 여의도 통합개발의 운명을 정한다는 것이다.
여의도의 건축주인 아파트 소유자는 1만명에 육박한다. 소유자가 싫다고 하면 여의도 개발은 공염불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기존 시가지를 통째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시일이 걸리고 힘든 작업이다. 앞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만 봐도 건축규제 완화를 조건으로 기부채납을 요구했지만 주민 분담률을 두고 갈등을 빚다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은 힘겨루기 할 때가 아니라, 주거민들의 입장에서 누군가가 제대로 방향을 잡아 결단을 내리고 실천에 옮겨야 하는 때임을 명심해야 한다.
뉴스웨이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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