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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최대 실적’에도 대대적인 ‘체질 개선’ 예고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최대 실적’에도 대대적인 ‘체질 개선’ 예고

등록 2018.07.31 16:21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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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반기 순익 8295억···출범 후 최고 연간 목표 1조원에 근접···초과달성도 유력김 회장 “‘4기 경영체제’선 ‘질적 성장’ 필요” “디지털 역량, 전문성 강화해 변화 이끌 것”

사진=NH농협금융지주 제공사진=NH농협금융지주 제공

‘취임 100일’을 맞은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8000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반기 실적과 함께 산뜻하게 출발했다. 다만 ‘2020년 3대 금융그룹’ 도약이라는 목표를 위해 보다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대대적인 체질 개선으로 ‘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82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8%(약 3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래 가장 양호한 실적을 냈다.

특히 농협금융은 2017년 한 해 동안 거둔 순이익(8598억원)을 불과 2분기 만에 따라잡으면서 앞으로의 전망을 밝혔다. 앞서 제시한 연간 손익목표가 1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변수가 없는 한 올해도 목표 초과달성이 유력하다.

농협금융 측은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어든 반면 이자·수수료이익 등 영업이익은 늘면서 이 같은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반기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은 2392억원으로 49.5% 감소했고 이자이익(3조8385억원)과 수수료이익(6117억원)은 각 9.6%, 14.1% 뛰었다. NH농협은행(6684억원)과 NH투자증권(2449억원)이 모두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그룹에 힘을 보탰다.

다만 농협금융과 김광수 회장으로서는 아직 축배를 들긴 이르다는 게 업계 일각의 평이다. 농협금융의 이 같은 실적은 빅베스(Big bath) 등 꾸준한 건전성 관리 노력이 성과로 이어진 것일뿐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신임 회장의 성적표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 때문에 이번 실적에 박수를 보내기보다 김 회장의 색채가 드러날 앞으로의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김 회장 역시 농협금융이 ‘4기 경영체제’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출범 후 안정화 과정을 거쳐 우리투자증권 계열 인수로 외형 성장을 도모하고 빅베스를 통해 손익창출 기반까지 마련했다면 이제는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갖춰야 할 시기라는 게 그의 견해다. 이는 농협금융의 새 수장으로서 전임 회장이 일궈낸 성과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에 김 회장은 ‘질적 성장’을 핵심 메시지로 제시하며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예고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디지털·글로벌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 동력을 확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농협금융 측은 사업영업을 분석한 뒤 30개 과제를 도출했으며 지주 내 ‘변화추진국’을 신설하는 등 추진체계도 마련한 상태다.

가장 먼저 김 회장은 자회사별 사업 재편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보험은 보장성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카드는 전업카드사 수준의 책임경영을 실천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자산운용은 수익률을 개선하고 캐피탈과 저축은행은 양적 성장에서 탈피해 자산구조 건전화를 꾀한다. 그 중 NH농협생명은 IFRS17 도입으로 여건이 좋지 않다는 판단 하에 지난 3개월간 개선 방안을 도출했으며 하반기에는 이에 맞춰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데이터 기반 업무 문화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 번의 앱 인증으로 전 계열사 자동 로그인 되는 통합인증 체계도 개발하고 있다. 이어 과거 IT센터가 자리했던 서울 양재동 건물은 그룹 디지털 센터로 꾸며 핀테크 업체와 내부 인력이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서는 중국 공소그룹, 미얀마 투(HTOO)그룹 등 기존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계열사의 핵심역량을 결집한 ‘그룹형 진출’ 방안을 모색한다. ‘범농협 특수성’을 활용한 경제사업·농업 연계 특화모델 개발도 이어간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이 되면 순이익 중 10%를 해외에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농협금융 측은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김 회장이 무엇보다 관심을 갖는 부분은 직원의 ‘전문성’ 문제다. 농협중앙회, 경제지주와 함께 있는 특성상 일부 업무에서는 전문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해소하고자 핵심직군 육성 로드맵을 수립해 전문 인력을 육성하며 사무소장의 자격요건을 강화해 영업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취임 후 여러 현장을 오가며 밖에서는 알지 못했던 장점을 두루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농협금융의 사회적 가치, 잠재력, 성과에 기반한 대한민국 금융의 롤 모델로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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